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공격을 시작으로 미-이란 전쟁에 참전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통항까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에 전쟁 지속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후티 반군이 참전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이하 현지시간) <AP> 통신은 후티 반군이 이날 오전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번 공격은 이란, 레바논, 그리고 다른 지역의 저항 세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모든 전선에서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우리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후티 반군이 전쟁에 뛰어들면서 홍해 해상 운송 선박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이미 시장과 에너지 가격에 큰 타격을 입힌 상황에서 이는 세계 경제에 더욱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아흐메드 나기 예멘 담당 선임 분석가는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유가 상승 요인이 될뿐만 아니라 "해상 안보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그 영향은 에너지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어려워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라비아 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매일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하고 있는데, 만약 이곳의 통행이 차단될 경우 운송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에 따르면 폭 32km(20마일)에 달하는 이 해협은 세계 석유 교역과 관련해 가장 붐비는 해협 중 하나이며,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4분의 1이 수에즈 운하를 오가는 경로로 이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홍해는 유럽에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신문은 후티 반군의 이러한 움직임이 "공장 가동, 전력 생산, 난방을 위해 수입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27개국 유럽연합(EU)의 에너지 공급에 더 큰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정세 분석가인 모하메드 알바샤가 설립한 미국 리스크 자문사 바샤 리포트는 후티 반군의 다음 단계가 미국 자산을 공격하는 대신 해상 교통을 공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4가 29일 보도했다. 바샤 리포트는 후티 반군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의 직접적인 대응을 유발할 수 있는 선을 넘지 않고 압력을 가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매체인 <예루살렘포스트>는 29일 '후티 반군이 왜 이제야 공격을 시작했을까'라는 분석 기사에서 "홍해 지역으로 분쟁을 확산시킬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미국과 미국의 공군력 운용에 더욱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체는 "이란은 미군이 이 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 영토 내 섬들을 침공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휴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서를 전달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 집권 세력은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협상을 둘러싼 정황도 후티 반군의 참전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란과 후티 반군은 레바논에서 이라크, 페르시아만, 예멘까지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전선을 형성하는 '불의 고리' 전략을 통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미국에게 이번 전쟁이 잘못된 전쟁이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란은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미국에 이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란 집권 세력은 단순히 공격을 감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략적으로 분쟁을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후티 반군은 이란에 더욱 광범위한 전략을 상징한다"고 짚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9일 "미 군부가 이란 석유 교역의 주요 거점인 페르시아만의 하르그 섬 점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후티 반군의 개입은 미국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미군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후티 반군의 참전을 불러온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주이란 파키스탄 대사를 역임했던 아시프 두라니는 후티 반군을 비롯해 "이란의 대리 세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세력이 약해졌을지는 몰라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후티 반군의 경우 더욱 그렇다"라며 군사 작전을 벌이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고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가 29일 보도했다.
홍해의 관문을 압박하기 위한 후티 반군의 참전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칫 중동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티 반군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수년 간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 연안의 얀부 항에서 원유를 수출하고 있는데, 만약 이 항구가 봉쇄된다면 경제적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받으면서도 보복은 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히샴 알가남 나예프 아랍 안보과학대학교(NAUSS) 보안연구소 소장은 AFP 통신에 사우디아라비아 집권 세력이 유지하고 있는 "전쟁에서의 신중한 중립"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비록 제한적일지라도" 보복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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