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한명회 묘역 이색 홍보

천안시, 1100만 관객 영화 열풍에 ‘악역 마케팅’…“경부고속도로 지나다 보시라”

▲천안시가 공식 SNS에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속 장면과 함께 올린 한명회 묘역 사진 ⓒ천안시 인스타그램 갈무리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촬영 배경지인 강원 영월군이 관광 특수를 누리는 가운데 충남 천안시가 영화 속 인물 한명회 묘역을 앞세운 이색 홍보에 나섰다.

천안시는 9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천만을 넘어 천백만을 돌파한 영화 덕에 우리도 숟가락 얹어본다”는 문구와 함께 홍보 영상을 게시했다.

영화 흥행으로 영월군이 단종 유배지 청령포와 장릉 등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늘어나자 관련 역사 인물을 활용한 지역 홍보에 나선 것이다.

천안시가 소개한 곳은 동남구 수신면 속창리에 위치한 한명회(1415~1487) 묘역이다.

한명회는 조선 전기 수양대군의 왕위 등극을 도운 권신으로, 영화에서는 단종의 유배와 죽음에 관여한 인물로 등장한다.

배우 유지태가 맡은 악역 캐릭터로 관객들의 강한 분노를 유발한 인물이다.

천안시는 SNS에서 “천안은 한명회 관련 문화제나 축제를 하지 않는다”며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다가 보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어 “주변에 시민들이 거주하니 소리는 지르지 말아달라”는 농담을 덧붙이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영화 개봉 이후 한명회 묘역을 둘러싼 온라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지도 ‘천안 한명회 묘역’ 페이지에는 10일 기준 400건이 넘는 방문자 리뷰가 달렸으며, 대부분은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후손들이 욕하도록 살 수밖에 없었나” 등 역사 인물에 대한 비판성 댓글이다.

실제 방문 후기보다는 영화 속 악역 이미지에 대한 감정 표현이 주를 이룬다.

한명회 묘역에는 역사적 사연도 남아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연산군은 1504년 갑자사화 당시 폐비 윤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이미 사망한 한명회를 부관참시했다. 이후 중종이 즉위하면서 한명회는 복권됐다.

영월군은 오는 4월24일부터 26일까지 단종 유배지 청령포와 장릉 일대에서 59회 단종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으로, 영화 흥행이 지역 관광과 역사 콘텐츠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장찬우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장찬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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