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쿠팡 견제를 명분으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풀기에 나선 가운데, 소상공인들이 마지막 생존권마저 대기업에 빼앗길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노동계도 심야노동을 확대해 수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당·정·청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실무협의회를 열어 유통산업발전법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조항 개정을 논의했다.
해당 조항은 소상공인 생존권과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에 '0시~오전 10시 영업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등 규제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행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방향이었다.
명분은 쿠팡 견제였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가 새벽배송을 활용한 쿠팡의 시장 지배력 확보로 이어졌기에 규제를 거둬야 한다는 논리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책임을 묻겠다'며 시작된 정치권의 움직임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의 숙원을 해소해 주는 방향으로 번진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전국상인연합회·소상공인연합회·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허용되는 순간 신선식품과 생필품이라는 마지막 생존권까지 대기업에 빼앗긴다"며 "이 정책은 쿠팡의 독주를 막는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과 골목 슈퍼를 궤멸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지금 손 봐야 할 것은 소상공인을 보호해온 최소한의 규제가 아니라 쿠팡"이라며 정부·여당에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를 중단할 것 △온라인플랫폼 규제에 집중할 것 △유통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면, 전통시장·슈퍼마켓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것 등 요구사항을 밝혔다.
회견에 함께한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도 "민생과 지역경제에 직결되는 사안을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추진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사지로 내모는 대형마트 온라인ˑ새벽배송 허용 논의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에서도 규제가 필요한 야간노동을 외려 늘리려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5일 성명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는 쿠팡 규제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수많은 노동자를 무법천지의 심야노동 현장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노동자 안전과 생명 보호라는 명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전국택배노동조합도 성명에서 "심야노동의 위험성은 이미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검증된 위험을 외면한 채 새벽배송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정책의 후순위로 밀어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유통업계에 심야노동을 확산하지 말고 쿠팡 심야노동부터 규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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