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또 시민 총격으로 살해하자 공화당에 총기협회도 반발…중간선거 뇌관되나

사망자 총기 소지 문제 삼는 트럼프 정부…ICE 미니애폴리스 철수 언급? "어느 시점엔 떠날 것"

지난 주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요원이 또다시 시민을 총격 살해한 사건에 대해 공화당에서도 반발이 나오며 이번 사건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뇌관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AP> 통신을 보면 여러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건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부(DHS)의 신뢰가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방과 주 차원의 전면적 합동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성급한 판단으로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차단하려 시도하는 모든 행정부 당국자는 국가 및 트럼프 대통령 업적에 엄청난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24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중이던 연방요원이 미국 시민 알렉스 프레티(37)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단속 장면을 촬영하던 프레티는 연방요원이 시민을 밀치자 연방요원과 땅에 쓰러진 시민 사이로 진입했다.

연방요원은 프레티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고 프레티는 땅이 쓰러져 제압된 채로 총에 맞아 숨졌다. 프레티는 합법적으로 총을 소지 중이었는데 이를 손에 들지 않고 오른쪽 엉덩이 부근에 차고만 있는 상태였으며 제압 중 이를 압수 당하고 비무장 상태에서 최소 10발의 총격을 받았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건 휴대전화 뿐이었다.

이 사건은 지난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중 연방요원이 르네 니콜 굿(37)을 총격 살해한 뒤 3주도 안 돼 일어나 분노를 키웠다. 트럼프 정부는 굿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프레티를 근거 없이 "국내 테러리스트"로 칭하고 그가 연방요원을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선거 앞두고 공화당서도 "시민에 대한 고의적 위협"…총기단체도 반발

리사 머코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민 단속 요원들의 훈련과 임무 수행 지침 적절성에 대해 행정부 내에서 심각한 질문이 제기돼야 한다"며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연방 요원이 미국인을 죽이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 더구나 영상을 보면 희생자는 이미 무장해제된 상태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포괄적, 독립적 조사"를 촉구하며 "ICE 요원들은 직무 수행에 있어 무제한적 권한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자인 피트 리케츠 공화당 상원의원조차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민법 집행은 우리 거리를 안전하게 만든다"면서도 "그러나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포함한 국가의 핵심 가치 또한 지켜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앤드루 가버리노 하원 국토안보위 위원장은 ICE, 세관국경보호국(CBP), 시민권·이민서비스국(USCIS) 수장들에게 증언을 요청하며 "미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AP>는 이번 사건이 초당적 검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공화당 주지사들도 목소리를 냈다. 공화당 소속인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25일 성명을 통해 "미국 시민이 신이 주신 헌법적 권리인 정부에 대한 시위를 벌이다 연방 요원에게 살해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최고의 경우"라도 이번 사건은 법집행의 "완전한 실패"고 "최악의 경우 이는 미국 시민에 대한 연방의 고의적 위협 및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러한 작전을 중단하고 상황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희생자의 총기 소지를 문제 삼으며 공화당 지지기반인 총기 옹호 단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24일 연방검사 빌 에세일리는 소셜미디어를 "만일 당신이 총을 들고 법집행관에 접근한다면 그가 당신을 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절대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전미총기협회(NRA)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발언은 "위험하고 잘못됐다"며 "책임감 있는 공적 목소리는 일반화나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을 악마화하기 보다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렸다 나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네소타총기소유자협회도 24일 성명을 내 "모든 미네소타 주민은 시위에 참여하거나 참관인으로 활동하거나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때를 포함해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권리를 지니고 있다"며 "합법적 무장 상태에서 이 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총기 소지는 사형 선고가 아니다. 헌법으로 보호 받는 신이 주신 권리"라고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내에서 시민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WP "부당한 살해, 트럼프 2기 전환점 될 것"

미 주요 일간지들도 사설을 통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정부의 "거짓말"을 비판했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행정부가 미국인들에 그들의 눈과 귀로 확인한 증거를 거부하라고 촉구"하고 "명백한 진실에 저항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는 "권력 과시를 위해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수용하도록 요구하는 권위주의 정권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진실은 민주 정부와 권위주의 정권을 구분짓는 경계선"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진실된 설명"을 요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이번 사건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살해"가 "트럼프 대통령 두 번째 임기의 전환점"이라며 대량 추방 정책이 "도덕적·정치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대통령의 이민 관련 도를 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개입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보수적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 해명을 "믿을 수 없다"며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단속을 중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신문은 이러한 대규모 강제 추방 방식이 "2024년 트럼프가 제기한 이민 문제를 2026년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으로 변모시키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법집행관이 길거리에서 사람을 총으로 쏘거나 5살 짜리 남자애를 체포하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트럼프, ICE 미니애폴리스 철수 언급…"어느 시점엔 떠날 것"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 지지율은 취임 초에 비해 급락했다. 이달 8~11일 실시된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8%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수행을 지지했다. 같은 기관의 지난해 3월 조사 결과(49%)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서 시민에 총을 쏜 법집행관의 행동이 옳은 일이었는지 묻는 거듭된 질문에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그는 "우린 모든 사항을 검토 중이며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만 했다. 또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들이 "어느 시점엔 떠날 것"이라고 했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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