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5대 주력 제조업 분야 중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분야가 전부 중국에 추월당했다. 중국은 자동차, 기계, 철강·비철금속, 화학공업 등 4개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을 모두 추월했다.
2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낸 보고서 <5대 주력품목 한·중·일 수출경쟁력 비교>에 따르면 2019~2024년 5년간 한국은 반도체 분야에서만 경쟁력을 유지·강화했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전통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기존 세계에서 손꼽히던 제조업 강국인 한국과 일본을 추월했다.
이번 보고서의 경쟁력 판단 기준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과 물량을 기준으로 한 '양적 경쟁력'과 글로벌 비교우위 및 부가가치를 반영한 '질적 경쟁력'이었다.
해당 기준으로 중국은 기계와 화학공업에서 기존 우위를 유지한 데 그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도 두 나라를 제쳤다.
보고서는 "중국은 철강, 화학공업,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서 물량 확대로 시장 점유율 확보 전략을 취하는 동시에 선진국형 수출구조로 빠르게 전환해 한국과 일본의 경쟁력을 압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반도체 분야에서만 경쟁력을 강화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보고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사이클 확산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견조한 실수요가 주요 배경"이라고 밝혔다.
특히 분석기간 대만의 반도체 분야 약진으로 2019년 대비 한·중·일 모두 수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으나 세 나라 중 한국의 감소폭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제한적이었다.
보고서는 "중국의 '제조 굴기'가 이미 상수가 됐다"며 "우리 수출은 중국과 차별화되는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보고서는 "철강·화학 등 소재 분야는 설비 효율화를 넘어 고기능성 소재로 사업 재편을 통해 중국산 저가 제품이 넘볼 수 없는 확고한 비가격 경쟁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계산업의 경우 "반도체·배터리 장비 등 고기술·고정밀 분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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