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게' 논란 한동훈 가족 표적조사 파장…"정치보복"

친한계, "인권 유린" 반발…지도부 "당무감사위 독자적 판단"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와 그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논란'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 과정에서 한 전 대표 가족의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해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동훈계'에서는 "제정신이 아니다", "인격 살인이다" 등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은 10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많이 놀랐다"며 "당무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호선 당무위원장이) 중간발표를 한 건데, 이게 과연 당헌·당규에 맞는지 한 번 봐야 될 것 같다. 당무감사위는 본인들이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느닷없이 이렇게 하는 부분들이, 국민의힘이 단일대오로 민주당과 싸워야 하는데 뭔가 (당) 안을 자꾸 갈라놓으려는 게 보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전날 기자단에 '긴급 공지' 입장문을 보내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중간 조사 내용을 공유했는데,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의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위원장은 해당 입장문에서 "당원 명부 확인 결과, 한 전 대표의 가족 이름과 동일 이름을 사용하는 A, B, C의 경우 같은 서울 강남구병 선거구 소속"이라며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 끝 네 자리가 동일하다고 공개했고, "D의 경우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다"며 A, B, C, D가 지난해 12월 하루이틀 간격으로 일시에 탈당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돼있다는 당원게시판 사태는 지난해 11월 발생했다.

이 위원장이 적시한 A, B, C, D는 한 전 대표의 배우자, 장모, 장인, 자녀와 이름이 같았다. 아울러 서울 강남병은 한 전 대표의 자택인 타워팰리스가 있는 지역구다. 당무감사가 끝나기도 전에 특정인 개인정보를 당무감사위원회가 공식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며 "자녀 실명까지 (입장문을 통해) 다 냈는데, 그런 인권 유린이 세상에 어디 있나"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익명 게시판에서 누구든 얼마든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그걸 갖고 드잡이하고 난리 치고 있는 건데,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오히려 당무감사위가 당원게시판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로 문제가 된다며 "명백한 위법이다. 형사처벌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지도부 일원인 양향자 최고위원도 "(장동혁 대표가) 당무감사위원장을 임명할 때부터 당이 굉장히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겠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익명의 당원게시판을 가지고 표적으로, 정치 보복하는 인식을 주는 일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당무감사위의 '무리수'를 지적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입장이 잇따랐다. 김대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전체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만들고 있다"며 "내부 분열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을 향해 "도대체 무슨 법적 근거로 당원 정보를 함부로 공개한 것인지 설명하라"고 요구했고, 박정하 의원도 "이런 공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표되었는지 이 위원장은 해명해야 한다. 만약 그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거나 법적 문제가 있다면 응당 그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지도부는 이 같은 소동에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안과 관련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받고 "당무감사위는 독립된 기구기 때문에 당내의 원내대표든, 당 대표든 다른 당직자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당무감사위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서 진행되었던 게 아닌가 추측한다"고만 답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전날 오후 이 위원장의 입장문이 나온 직후 SBS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어이없는 퇴행이다. 최근 장 대표가 코너에 많이 몰려있는데, 이호선이라는 분은 '윤 어게인'하면서 장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라며 "코너에 몰릴 때 벗어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장 대표는 당내 정적을 어떻게든 공격해 분란을 일으키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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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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