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전북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할 제9회 지방선거가 6개월 여 앞으로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2026년 지방선거는 기후변화 위기와 저출산 고령화, 인구 소멸, 새만금 위기, 이차전지 기업 유치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지역의 내일을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연말 특집기획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출마예정자를 만나 본다.
"교육이란 지적 성장을 넘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스스로 사람 답게 살 수 있는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해주는 것이다."
천호성 전북교육감 출마예정자는 교육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프레시안>의 물음에 이렇게 입을 열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
그 짧지 않은 시간은 천호성 출마예정자에게는 어떤 변화를 선물했을까. 그동안 전북교육에 대한 고민의 깊이와 대안의 넓이는 또 얼마나 달라졌을까.
시간이 흐른다고 '교육의 본질'이 바뀔 수 있을까.
천호성 출마예정자는 "아이들이 스스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것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 본연의 역할"이라며 "주입식으로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잠재능력을 끌어내서 계발시키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답변의 무게가 다르다.
원론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고등학교(3곳)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교육을 연구해 온 천 출마예정자의 답변을 곱씹어 보면 실천적으로 채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천 출마예정자는 주지하듯이 전주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 전에는 이리고와 전주여자상업고, 고창 해리고에서 교사를 역임했다.
그 자신도 이를 가장 큰 장점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나는 현장 교육전문가다. 15년의 현장교사, 20년의 수업연구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학교현장의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더 개혁적이고 더 새롭게 전북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전북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를 물었다. 그에게서 예상되는 답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의외를 향한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태어나 여기서 성장하고,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을 키우는 게 교육감의 사명이자 책무다. 능력 있고 실력 있고 좋은 인재들이 우리 지역에서 새로운 일거리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교육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북교육을 위해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는 무엇일까.
천 출마예정자는 진학·진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진학·진로교육원의 설립을 꼽았다. 대부분의 시도에는 다 있는데 전북에만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는 전북의 학생들이 개인별 수준과 성향에 맞게 지속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AI 기반의 미래기술이 융합될 것'이라고 한다.
천 출마예정자는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한 자신의 강한 의지를 '임기 시작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말로 대신 드러냈다.
자꾸만 줄어드는 전북지역 학령인구 감소와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따른 폐교 부지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지역의 작은학교를 살리는 것. 지역과 함께 교육과정의 다양화, 특성화, 지역화를 이루도록 하고 학부모의 학교 선택제를 반영한 '공동학구제'를 통해 자연스러운 학생 이동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며 농촌 초·중 통합학교 운영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이 없다면 통폐합을 하고 폐교부지는 방치나 매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이 쯤에서라도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왜 출마를 결심하게 됐나."
천호성 출마예정자는 "학교소멸과 지역소멸의 위기에 처한 우리 전북은 이제 생존 자체가 최대의 과제가 되었다. 전북에서 살아가며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문제해결의 핵심축에 교육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전북 발전을 위해 도민과 함께 새로운 교육생태계를 그려보고자 한다"면서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는 행복한 학교로, 학부모님들에게는 믿고 보낼 수 있는 학교로, 그리고 도민들에게는 지역을 살리는 학교로 새로 고쳐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내친 김에 대표적인 공약을 두 가지만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첫 번째는 '기초학력 완전책임제'를 꼽았다. 기초학력의 저하를 우려하는 지역의 여론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인 셈이다. 그는 "기초학력은 공교육의 마땅한 책임"이라며 "'기초학력 완전책임제'를 통해 학력 격차 해소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전북에만 없다는 진학진로교육원을 신설해 실력 중심, 개별맞춤형 진학진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천호성 출마예정자는 자신의 좌우명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꼽았다. 또 좋아하는 사자성어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밝혔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쥐어 짜듯이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리겠다는 스스로의 '다짐'과 상대방의 처지에서 그 입장에서 생각하겠다는 '관용 또는 용인'의 중간은 어디 쯤일까.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백성들의 곁에서 고통을 이해하고 부정을 바로잡기 위해 목숨을 건 의로운 봉기를 했던 '녹두장군 전봉준'을 꼽은 것이나 요리와 패션 중에서 상대적으로 '이타적'인 요리를 꼽은 것은 앞으로 더 큰 책임 앞에 서게 될 그 자신의 결의는 아닐까 짐작해 본다.
끝으로 전북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남겨 달라 부탁을 드렸다.
"여러분에게는 저마다의 꿈이 있으며, 모든 사람의 꿈은 다 소중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