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벌어진 역대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뿔난 시민들이 집단소송을 예고했다. 쿠팡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반나절 만에 300여 명이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경호 법무법인 호인 대표변호사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쿠팡 소송 준비 12시간 경과 벌써 300여 분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쿠팡 3370만 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쿠팡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의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 8월 시민 1만 2000여 명을 대리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1인당 10만 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또 그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집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가압류를 신청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쿠팡 사태는 단순한 디지털 사고가 아니라 우리의 안방, 즉 물리적 생존 공간의 안전장치가 해제된 전대미문의 '보안 재난'"이라며 "사태의 본질은 '해킹’이라는 불가항력적 재해가 아니라 기업 내부의 '직무유기'와 '도덕적 해이'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 직원이 장장 5개월간 3000만 건이 넘는 데이터를 제집 드나들듯 빼돌렸다. 쿠팡은 이 거대한 유출을 반년 가까이 감지조차 못 했다"며 이는 기술적 결함 이전에 거대 플랫폼 기업이 고객의 정보를 얼마나 하찮게 여겼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사후 대처다. 4500명이라던 피해 규모는 불과 며칠 만에 7500배로 폭증했다"라며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던 시도가 아니라면, 자신들이 관리하는 데이터의 총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무능을 자인한 꼴"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속도전만 치중해 온 한국 IT 산업의 그늘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라며 "기업이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생명'처럼 보호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엄중한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은 계속해서 참여자를 모집한 뒤 다음달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쿠팡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피해 대상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게 김 변호사 설명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 18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인지하고 20일과 29일 관련 내용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계정은 3370만 개, 유출된 정보는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 등이다.
이번 사태는 국내에서 발생한 고객 정보 유출 사태 중 최대 규모다. 앞서 SK텔레콤은 약 2324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고로 개인정보보호위로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1348억 원) 처분을 받았다. 쿠팡의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 피해 규모는 SK텔레콤에서 발생한 피해 규모를 크게 웃돈다.
개인정보보호위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사고 경위를 분석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5일 쿠팡 측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고소장을 받아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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