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에 긴급 당정 "중동에 국민 2만명…안전 최우선 대응"

원유·가스 대체 경로 확보 주력…코스피 영향도 촉각

정부·여당이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긴급 당정간담회를 열고 체류 국민 안전 등 대책을 논의했다. 김영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중동 지역 13개국에 국민 약 2만 명 정도가 체류하고 있다"며 국민 안전 관련 정부 대응을 특히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부와의 당정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어제(2일) 오후에 두바이에 계신 우리 국민께서 현지의 긴박한 상황을 알려왔고 외교부에 지원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지 국민이) 보내주신 메시지에 따르면 40여 명의 우리 국민이 현지 지침을 준수하며 대기하고 있으나, 40여 명 뿐만 아니라 추정으로 약 2000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현지에 체류 중"이라며 "이 많은 분들이 항공편 중단과 취항 불안 속에서 안전한 귀국길이 막혀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겪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은) 국무총리실과 외교부에 즉각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며 "총리실과 외교부는 대통령실에 이 같은 사실을 긴급 보고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해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중동 지역 13개국엔 약 2만 여 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상황 파악에 일단 주력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특히 이란엔 현재 우리 공관 직원들을 제외하고도 59명의 교민이 있고, 이스라엘 현지에도 공관원들을 제외하고 616명의 우리 교민들이 있다"고 구체적인 현황을 전하며 "현재 안전 조치가 시행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여행객들, 그리고 긴급하게 이동을 원하는 분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기초해서 현재 영공이 폐쇄된 나라를 제외한 쪽으로 이동이 가능한지 등을 포함해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는 이란, 이스라엘,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이 영공이 폐쇄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인접 국가들에 대해 우리가 상황 파악과 동원가능한 이동수단, 숙소, 이후의 비행편 등이 용이한지, 그 숫자가 감당 가능한지 등이 다 파악이 돼야 한다"며 "그런 부분들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란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국민 안전과 재외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며 현지 체류 국민에 대한 안전 대책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국민께서 과도하게 불안하시지 않도록 관련 동향 및 대응 상황을 신속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며 "대통령께서 (순방으로) 부재중인 만큼 각 부처는 한층 더 긴장감을 갖고 맡은 바 역할을 한 치의 빈틈 없이 수행해 주시길 바란다"고 각 부처에 당부했다. "국민 여러분께선 정부의 대응을 믿고 각자의 자리에서 정상적인 일상과 경제 활동을 영위해 주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수송 대책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대한민국이 원유의 70% 정도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가스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체의 20% 정도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란 사태는)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와 관련한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정확한 원유 관련 수송 상황 등을 추가로 파악해서 6일 상임위 전까지 보고하기로 했다"며 "정보가 파악되는 대로 원유확보 대책 등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우리는 산업적으로 보면 200일치 정도의 원유 내지는 가스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긴급하게 관련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는 보고 있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 당국이 굉장히 적절하게 관련한 대안의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을 취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 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차 "현재 수 개월치의 전략비축유, 그리고 의무비축량을 초과하는 가스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며 "수급위기 대응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유조선과 LNG선의 운항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상황 전개에 맞게 즉각 대응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당정은 주식시장 영향에도 촉각을 기울였다. 한 의장은 간담회에서 "국제 자본시장을 봤을 때 (이란 사태) 이게 예견된 상황이기도 했기 때문에, 아주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저희가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장기화됐을 때 어떻게 될 것이냐는 걱정은 있다. 과정이 잘 관리되도록 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 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중동 사태로 인해서 국내 증시의 단기조정은 불가피하나 근본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장기화될 경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건 물론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상황을 평했다.

그는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대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긴밀 협의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엔 100조 원 이상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이 신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대응 방향을 밝혔다. 중동 진출 기업 및 수출입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긴금 금융자금 지원 등도 대책으로 제시됐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란 사태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선 "일단은 전체 상황이 불투명성이 너무 높다"며 "유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먼저 입장을 정하기보다는 일단 우리 국익과 직결돼 있는 국민 안전 확보 대책에 집중하고, 동시에 원유라든지 에너지 안보와 관련돼 있는 상황 변동에 대해서 집중해서 상황 관리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라며 "가능하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점검하되, 마치 뭔가 일어날 것처럼 먼저 대응하는 건 섣부른 것도 같다. 준비태세는 충분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는 오는 6일 외통위에서 이란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란 사태 관련 민주당-외교부 당정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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