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종묘 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재개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자,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종묘로부터 약 180m 떨어진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을 본격 추진 중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최고 높이 145미터 빌딩이 종묘 앞에 세워질 수 있어 사실상 종묘 경관권을 허무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김민석 국무총리께서 직접 종묘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신다는 보도를 접했다. 가신 김에 종묘만 보고 올 게 아니라 세운상가 일대를 모두 둘러보시기를 권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종묘가 수난"이라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님, 허민 국가유산청장님,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김경민 교수님과 함께 (종묘에) 가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관련해서 오 시장은 김 총리에게 "수도 서울의 중심이라 할 종로가 현재 어떤 모습인지,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과연 종묘를 위한 일인지 냉정한 눈으로 봐주시길 요청한다"며 "60년이 다 되도록 판잣집 지붕으로 뒤덮여 폐허처럼 방치된 세운상가 일대는 말 그대로 처참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세계인이 찾는 종묘 앞에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도시의 흉물을 그대로 두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라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은 종묘를 훼손할 일이 결단코 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오히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높여 더 많은 분이 종묘를 찾게 하는 일"이라며 "남산부터 종묘까지 쭉 뻗은 녹치축이 생기면 흉물스러운 세운상가가 종묘를 가로막을 일이 없다. 시원하게 뚫린 가로 숲길을 통해 남산부터 종묘까지 가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묘를 가로막는 고층빌딩숲'이라는 주장 또한 왜곡된 정치 프레임"이라며 "녹지축 양 옆으로 종묘에서 멀어질수록 아주 낮은 건물부터 높은 건물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해 종묘와 멋지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의 중심인 종로의 미관이 바뀌고 도시의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 K-컬처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며 "정작 이 내용은 무시한 채, 중앙정부가 나서서 일방적으로 서울시를 매도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주에 사업의 구체적 계획을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드린 바 있다"며 "소통은 외면하고 정치적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중앙정부가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국무총리와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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