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이 열린 경주에서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국빈으로 대한민국을 두 번째 방문한 유일한 분"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무궁화대훈장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저희가 수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9개월이 됐는데, 지금까지 전세계 8곳의 분쟁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며 "정말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계시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그 위대한 역량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내는 큰 업적으로 남으면, 대통령도 세계사적으로 큰 일을 이루는 것이지만 대한민국 국민들로서도 정말로 오래된 큰 문제를 해결하는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큰 역량으로 전세계와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주면,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정하는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깜짝 만남이 불발된 데 대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아직 제대로 다 수용하지 못해서 불발됐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요청을 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 건 그 자체만으로도 이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도 또 하나의 씨앗이 돼서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우리로선 큰 기대를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앞으로의 활동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강한 의욕을 보여왔으나, 이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번에는 일정이 매우 촉박하지만 어떤 시점에는 만나기를 기대한다", "지금 초점은 내일 중국(과의 정상회담)에 두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돌아올 것이고 너무 멀지 않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북한과 만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이번 방한 일정 중 북한과의 접촉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의제인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선 "한반도는 아주 오랫동안 분쟁지역이었고 지금도 휴전 중인 나라이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지금 이자리에 안전하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한미관계는 동맹의 현대화,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대한민국도 방위비 증액을 통해서,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서 자체적 방위 역량을 대폭 키울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현재 방위비 지출 수준은 북한의 1년 국민총생산의 1.4배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전세계 군사력 평가에서 5위라고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 그렇게 부족하지 않다"면서도 미국의 요청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방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에 대한 지원이나 방위비 증액은 확실하게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에 제가 트럼프 대통령께 충분히 자세히 설명을 못 드려서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있도록 대통령께서 결단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디젤 잠수함의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들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을 허용을 해주면 우리가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서 한반도 동해와 서해에서 해역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이 대통령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문에 대해서 실질적 협의가 진척될 수 있도록 지시해 주면 "좀 더 빠른 속도로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 말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계신데, 실제로 큰 성과가 나고 있는 것 같다"며 "어젯밤에도 보니 미국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 진정한 새로운, 위대한 미국이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대한민국도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해서 , 대미 구매 확대를 통해서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고 조선업 협력도 적극적으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것이 대한민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미국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아주 오래된 한미동맹을 실질화하고 심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아직 해소되지 않은 먹구름도 곧 해결될 것"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리더십에 많은 애정이 있다"며 두 달 만에 다시 만난 이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표하며 "한반도가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전쟁 상태이지만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해보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열심히 일 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을 내가 굉장히 잘 안다"고 한반도 문제에 적극성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타이밍이 맞진 않았다"면서 회담 불발을 인정하면서도 "진전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상식이라는 말 내가 좋아한다. 결국 상식대로 우리는 할 것"이라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만 우리는 해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에 관해선 조선업 협력에 강조점을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에 있어서 한국은 강국"이라며 "다시 우리는 함께 조선업을 시작해서 과거의 미국 조선업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일 관세협상 등을 언급하며 "토요타가 1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면서 자동차 공장을 짓고, 미국 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집권 1년 차의 끝에 21조 달러가량 투자 유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기록적인 금액"이라고 자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먹구름 같은 게 있다"며 한미 관세협상의 난항을 시사하며 "그것도 곧 걷혀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에 관여한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염두에 둔 듯 "굉장히 터프한 협상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APEC CEO 서밋 행사 연설에서 한국 측 관세 협상 주무장관인 김정관 장관을 실명으로 부르며 "놀라운 사람(incredible man)"이라고 평가하고 "우리 쪽 사람들이 그는 매우 터프하다고 하더라"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30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며 "우리 모두는 그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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