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막이 오른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에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다자주의적 협력으로 이를 돌파할 것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2025 APEC 최고경영(CEO) 서밋' 개막식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을 언급하면서 "오늘날 APEC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의장국이던 우리 대한민국이 발표한 부산 로드맵에는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체제를 지지하는 회원 여러분의 단합된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년 전 APEC의 단결된 의지를 모아냈던 대한민국이 다시 APEC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고리를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공급망 협력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이야말로 APEC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든든한 지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의 움직임을 읽어낸 첨성대처럼 인공지능 또한 데이터에 기초해 인류의 새로운 성찰과 방향 제시할 엔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번영은 미래세대를 위한 약속"이라며 "공동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성장의 과실을 고루 나누는 일에 함께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경제 성장의 성과를 나누는 선도국으로서의 역할을 마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하나되는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면서 "이 자명한 진리는 지난 겨울 오색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 몰아낸 대한민국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라며 연설을 마쳤다.
이날 개막한 APEC CEO 서밋은 국내외 주요그룹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선 CEO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해외에선 케빈 쉬 메보그룹 회장, 데이비드 힐 딜로이트 CEO,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공공정책부사장,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 등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해외 정상들이 특별 세션을 맡아 차례로 연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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