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에 즉석밥 수출 폭증했지만…원료는 '미국산 쌀'?

임미애 "수출가공식품 중 국산원료 비중 32% 불과…수출전문단지 육성 필요"

이른바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즉석밥 수출 실적이 10년전 대비 13배, 3년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정작 즉석밥의 원료인 가공용 쌀은 국내산이 아닌 미국산 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아 17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수출가공식품 중 국산 농수축산물 사용 비중은 2023년 기준 31.9%에 불과했다.

특히 해외 수출실적 1·2위를 다투는 대기업의 수출용 즉석밥은 국내산 쌀을 사용하지 않고 미국의 캘리포니아산 중립종인 칼로스 쌀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식품기업들은 주로 TRO(저율관세할당물량) 수입쌀을 통해 미국 쌀을 구입하고 있다.

임 의원실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수출용 즉석밥에 국산 쌀을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양국의 농약잔류기준 제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는 사용이 허용된 농약 성분이 미국 기준으로는 불검출돼야 하는 등 국내산 쌀이 미국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10년간 즉석밥 수출 실적은 중량 기준으로 연평균 34.2%, 금액 기준으로는 33.4%씩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즉석법 수출 물량은 중량 기준 2100톤에서 2만9600톤으로 무려 1309.5% 증가했고, 금액으로 보면 640만 달러에서 8540만 달러로 1234.4% 증가했다.

수출은 대부분 미국 시장을 향한 것으로, 2024년 기준 미국은 전체 수출 중량의 80.4%, 수출 금액의 76.9%를 차지하고 있다.

임 의원은 "문제는 주무기관인 aT조차 'K-푸드' 수출과 국산 농산물 사용의 연계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aT는 지난달 16일 'K-푸드 식품영토 확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정작 행사장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는 미국산 쌀로 만든 즉석밥이 버젓이 전시됐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국내 농산물 수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aT 행사에 미국산 쌀 상품을 전시하는 것은 K-푸드의 성과를 자랑하면서 정작 우리 농산물은 외면하는 정책의 모순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나아가 "미국 수출용 쌀 전문단지를 조성해서 미국의 농약관리에 부합한 재배방식으로 관리하고 물류 유통단계도 감축해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국내산 쌀이 미국 수출용 즉석밥에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9월 16일 국회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주관으로 열린 'K-푸드 식품영토 확장' 토론회 전시부스에 미국산 쌀로 만든 즉석밥이 전시돼 있다. ⓒ임미애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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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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