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관리자의 막말 "지능 떨어지는 이들이 쿠팡서 일해"…"사내 문화라면 심각"

쿠팡의 물류센터 운영을 책임지는 쿠팡CFS 관리자가 자사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를 두고 '지능이 떨어지는 이들이 쿠팡에서 일한다'는 취지의 글을 써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스스로 쿠팡CFS 관리자라고 신분을 인증한 인물이 '쿠팡엔 모자란 놈들이 이렇게 많냐'며 '쿠팡 외에는 소위 말하는 좀 떨어지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 자체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기인한다'는 인권침해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18일에 올라온 이 글에서 글쓴이는 '쿠팡 캡틴 9주차'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캡틴’은 현장 관리자로, 일용직 노동자를 포함해 센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관리한다. 논란이 된 글은 실제 쿠팡CFS에서 일하고 있는 일용직 노동자가 발견하고 의원실로 제보했다.

글쓴이는 "가족이나 지인 중에 약한 지적 장애, 자폐 등 발달장애나 조울증이 심해서 사회생활이 곤란한 사람을 본 적 있는가?"라며 "그런 사람들은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거의 없다. 아주 간단한 엑셀도, 와이파이 연결도 못하는 사람은 쿠팡의 극단적으로 간단한 업무를 반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센터가 길 잃어버리기 딱 좋은 이천이나 광주 센터들이나 고양처럼 큰 센터에서 밥 먹고 길 잃어서 어디로 가야 하는 지조차 모르는 사람들. …(중략) 캡틴으로 근무하다 보면 몇 달이 지나도 계속 물어보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며 "'이걸 2달이나 알려드렸는데 왜 못가요 도대체'소리가 목까지 차오르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센터 밖에선 이 사람은 평소에 얼마나 불편한 삶을 살고 있을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못난 사람들도 근무가 가능할 정도로 업무가 간소화되어 있기에, 그런 못난 사람들이 쿠팡으로 오게 된 것"이라며 "이만한 돈을 그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근무지는 쿠팡밖에 없다"는 막말도 쏟아냈다.

제보자에 따르면 쿠팡 인천물류센터는 작업장과 화장실 간 거리가 멀고, 센터 내에서 작업장까지 가는 길이 제대로 안내되어 있지 않다. 제보자는 "작업장 간의 표식이 입구에 게재되어 있지 않아 들어갈 때마다 길을 물을 수밖에 없고, 창고식이라 경계도 모호하다"며 "일용직 직원들을 관리감독하는 관리자에게 의지하여 질문을 하였을 뿐인데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글쓴이는 수차례에 해당 사이트에 본인이 쿠팡 관리자라고 인증을 했던 사람"이라며 "경계성을 운운하며 직원들은 물론 장애인까지 폄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영 의원은 "쿠팡CFS 관리자의 글에는 인권감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며 "이것이 사내 문화라면 대단한 심각하다"며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관리자가 노동자를 향해 발달장애와 지능 문제를 거론하며 조롱하는 것은 기본적인 장애인 차별 발언임과 동시에 현장의 권력관계 속에서 약자에 대한 모욕과 차별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쿠팡CFS 내에서 관리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얼마나 심각하게 왜곡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쿠팡CFS에 △관리자들의 인권 감수성 및 노동자 존중문화 확립을 위한 의무적 교육 프로그램 마련 △차별, 모욕 발언에 대한 엄정한 조사 및 징계 조치 △일용직 노동자들의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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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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