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미 이민당국의 한국민 300명 구금 사태와 관련 "(이재명 정부와) 중국이나 북한과의 관계에 의한 것은 아닌가", "우리가 미군기지에 대한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을 벌인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유감 표시가 이번 사태와 전혀 관련 없나" 따위 의혹 공세를 제기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은 한국민 300명의 신변 안전이 걸린 이번 사안을 놓고,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해프닝으로 끝난 트럼프 대통령의 '숙청 SNS' 사태까지 재점화해 총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오후 국회에서 연 '외교 현안 관련 긴급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것은 미국이 대한민국을 향해서 가장 강력한 형태로 표현한 외교적 불만"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장 대표는 "어디에서부터 이런 외교적 문제가 발생했는지 대통령은 분명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지…(설명해야 한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 대표는 다만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외교부 장관이 방미하겠다'는 말은 국민들을 더 분노하게 하고 있다", "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일면 합당한 지적도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같은 회의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 대해 '이민단속국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다', '나는 그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발언했다"며 "마치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특검의 (미군기지) 압수수색에 대해서 '내 지휘 아래 있지 않다'라고 발언한 것을 되돌려준 듯한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오해'라고 언급한 '숙청 SNS' 사태를 이번 사안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교회의 원로 목사님들에 대한 특검의 영장발부와 압수수색이 이어졌다"며 국내 특검 수사 상황이 이번 사태의 뒷배경이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압수수색당한 두 분 원로 목사님은 미국의 조야에 굉장히 큰 인맥을 구축하고 있고, 소위 공식적인 대화가 아니라 비선에서 대화할 수 있는 루트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에 대해 압수수색한 것이 과연 '트럼프 대통령과 또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있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측근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라고 하는 점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한미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혁명 또는 숙청같이 보인다"고 말해,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보복을 지적하는 것'이란 취지로 공세를 편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회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오해였다고 확신한다"고 입장을 정정해 상황을 정리했고, 정부와 여권에선 "윤석열 씨를 지지하는 소위 극우 지지세력들이 계속 미국 쪽에, 나름대로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 '내란은 정당하다', '대통령 선거는 부정선거다'라는 얘기를 백악관에 전달하려 하는 것"(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란 우려가 나왔다. (☞ 관련기사 : 트럼프 '숙청 SNS' 사태에…민주당 "한미 극우세력의 협잡")
송 원내대표는 또 "우리 국민 수백 명이 구금된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결과적으로 한미동맹을 경시하는 대중·대북 편향적 외교 기조가 근본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고 이번 사태가 이재명 정부 외교정책 기조 때문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한국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전승절 열병식에 시진핑, 푸틴, 김정은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는 것을 이재명 정부 '친중·친북 외교'의 사례로 들었다.
한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구금 근로자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체포된 이후부터 교섭 타결 발표가 이뤄진 시점까지,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 노선이나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특검 수사 상황에는 별다른 변화가 발표된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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