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을 만나 "국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며 "국회에서 개혁과제를 잘 추진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최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정청래 민주당' 간의 강경 대결구도가 전망되는 가운데, 여야정 회동을 제안한 이 대통령이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29일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을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해 오후 12시께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오찬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에게 이같이 발언했다고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1박2일간의 국회의원 워크숍을 이날 오전 마치고 영빈관으로 이동해 오찬에 참석했고, 지도부를 비롯해 전날 워크숍에 참석한 대부분의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저에게는 지금보다 임기가 끝나는 날의 평가가 제일 중요하다"며 "말만 많이 하는 것보다 결과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말보다는 행동과 결과가 앞서는 국정을 운영해보고자 한다. 국회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거듭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제 말씀 한 마디에 수천만 국민의 삶이 달려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죽을 힘을 다해 국정에 임하고 있다"며 "의원 여러분께서도 지금이 역사의 변곡점이라 인식하고, 한 분 한 분의 책임이 정말 크다는 생각으로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작은 하소연까지도 들어드리고 소통하는 것이, 설사 그 목소리에 다 응답할 수 없다 하더라도 매우 중요하다"며 "지역구를 다니면서 많은 국민을 만나달라.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좋으면 결국 국정에 대한 평가도 좋아지는 것"이라고 구체적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의 목표는 민생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죄는 것과 국민께서 명령하신 시대적 개혁과제들을 반드시 완수하는 것"이라며 "생활 속 변화를 가져올 민생법안을 통과시켜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겠다"고 호응했다.
정 대표는 특히 "지금은 원팀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당정이 한 몸 공동체로서 끝까지 함께 뛰어 국민이 바라는 성과를 반드시 만들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당정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전날 워크숍에서도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당정 간 '원팀' 기조를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최근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정이견'설이 불거진 데 대해 지도부가 진화에 나선 모양새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이 당에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선,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전망되는 최근 상황에서 대통령이 일종의 '협치' 메시지를 당부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후 기자들이 '오찬에서 이 대통령이 야당 관련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았느냐'는 취지로 묻자 "(이 대통령이) '국회가 잘해 달라. 기대한다'는 말을 하셨다. 그 안엔 여야 모두가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며 "여야관계를 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가 함께 담겨있다고 봐야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지금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선출 이후에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 초대의 말씀이 있었다"며 "거기에 대한 국민의힘의 응답이 있길 대통령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여당 수석대변인으로서는 대통령의 순방, 회담 성과를 보고드리고 설명드리는 자리에서 여야 대표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통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을 국민의힘 측에 제안해, 취임 직후부터 '내란에 대한 사과 없이는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일관해온 정 대표와 야당 대표 간의 회동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당정 간 이견설이 불거진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박 대변인은 검찰개혁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정 간의 '이견'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어떤 이견이나 충돌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라며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수습을 시도했다.
박 대변인은 당내 검찰개혁 논의 상황과 관련해서도 "최종 단일안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최종 단일안이 나오지 못하면) 지도부가 여러 안 중에서 선택해서 결단해 정부조직법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지난 당정 만찬에서 결정된 '정부조직법 9월 입법' 방침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하며 "9월 25일 본회의로 예정되는 그 (입법) 일정에는 변경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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