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野와 당연히 대화" 언급에…정청래 "따로 또 같이"

鄭 "나는 與 대표로 궂은일"…민주당 "대통령-여당 입장 다를 수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 야당 대표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재명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나는 여당대표로서 궂은 일, 싸울 일을 하는 것"이라며 "따로 또 같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25일 본인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청래와 다르다는 이재명, '새 야당 대표와 대화하겠다', 대통령의 당연하고 옳은 말씀",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여야를 다 아울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전날 미국행 전용기 내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반탄파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야당과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은 유효한가' 묻는 질문을 듣고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탄핵에 반대하는 지도 그룹, 그야말로 내란에 동조한 것 같은 정치인 지도 그룹이 형성되면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 아닌가"라며 "(그러나) 여당 대표인 정 대표의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고 했다.

정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와 반성, 그것이 먼저"라며 "그러지 않고 저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왔다. 지난 22일엔 내란특검의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피의자 적시를 두고 "국민의힘은 열 번 백 번 해산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대야 기조를 긍정하면서도 당의 강경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야 전략이 당정 간 '굿캅-배드캅'으로 분화하는 모양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전날 발언과 관련 "대통령의 입장과 현재 여당 대표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며 '국민의힘의 계엄·내란 사과가 먼저'라는 당 기조를 재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정 대표가 '악수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은 실제 악수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며 "'여당 대표로서 제1야당과 정말 기꺼운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자격을 좀 갖춰달라'라고 하는 정중한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야 관계를 회복할 수 있길 여당으로서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면서도 "(국민의힘이 내란과 단절하고) 국회로 돌아와서 여당과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주시리라 믿는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표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반대파' 인사가 당 대표가 될 것이 확실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상황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보면 (여당이 야당에) 손을 내미는 게 맞는데 점점 어려운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정 대표가) 당대표 되고 나서 (야당과의 대화 문제를) 빨리 해소했으면 차라리 괜찮은데 그때 이걸 해소를 안 했다"고 다소 비판적인 평가를 남기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정말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가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 중 한명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뒤늦게 대화를 재개할 명분 자체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그는 "이게 참 여야관계는 이제 참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김문수 후보가 되면 그래도 좀 나을 수도 있는데 장동혁 후보가 되면 정말 만나거나 악수할 명분은 더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며 "정 대표 입장에서도 송언석 비대위원장과도 안 만났는데 장동혁 대표하고 만난다? 명분이 안 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두고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굿캅 배드캅 쇼'"라며 "결국 같은 팀 '각본'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메시지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멈추고, 야당과 함께 숙의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협치는 말로만 쌓아 올리는 공염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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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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