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 물망에 오르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일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11일 외교부는 조현 장관이 에이펙(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식량안보장관회의 및 한일중 농업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 進次郞) 일본 농림수산상과 면담을 갖고, 한일관계 전반 및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고이즈미 대신의 방한을 환영한다고 하고,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한일관계를 보다 견고하고 성숙하며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각급에서의 보다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교부는 "고이즈미 대신은 각급에서 보다 관심을 갖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논의해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며 "양 장관은 경제 분야 상호 관심 의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공통 관심사 및 현안에 대한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총리를 지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일본 내에서 유력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19년 환경상으로 취임한 직후인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전날 "기후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는 지난달 20일 진행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을 잃으면서 차기 총리로 부상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21~22일 일본 성인 104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 정권이 계속 유지될 경우 적합한 총리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26%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22%로 2위를 기록했다고 23일 보도하기도 했다.
또 일본 <산케이 신문>은 10일 차기 총리에 대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29.7%를 받아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20.1%)와 다카아치 사나에(17.8%) 전 경제안보상을 따돌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며 총리가 됐을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을 했었고 이후 내각에도 진입해 쌀값이 폭등하는 와중에 농림수산상을 맡는 등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제 총리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문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자민당 총재)의 사임 압력이 거세지면서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며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모테기 도시마쓰 전 간사장 등 이시바 총리의 후임을 노리는 다른 후보들이 물밑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각에 있는 고이즈미 총리는 침묵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신문은 "자민당 내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집권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어, 그의 향후 행보가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해 그가 총리 출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신문은 "자민당 내부의 많은 사람들은 차기 총리를 '선거의 얼굴'이 되어야 하고 연립 정부를 확대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의 간부들과 인맥을 맺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의 베테랑 간부로부터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0일 한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의사에 대해 "쌀 정책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기 때문에 정책 실행에 집중하고 싶다"며 정치 활동과 거리를 뒀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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