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피케팅'에 최민희 돌발 "산회" 선포…과방위, 인사청문 시작도 전에 파행

"최민희 독재" 규탄 피켓 든 국민의힘에…崔 "치우시라" 기싸움 끝에 "산회를 선포한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 시작도 못 한 상태에서 파행했다. 국민의힘의 항의성 피케팅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회의 종료를 알리는 '산회'를 선포했기 때문이다.

과방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배 후보자에 대한 자격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입장하자 분위기는 경색됐다.

최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에게 "왜 이래"라고 말했고, 과방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은 "시작부터 진짜 너무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각자 좌석 앞에 피켓을 부착하기 시작하자, 최 위원장은 "치우시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피켓을 거두지 않았다.

이에 최 위원장은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서 이 법 또는 국회 규칙을 위반하여 회의장의 질서를 어지럽혔을 때는 의장이나 위원장은 경고나 제지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국회법 145조를 읽었다.

이어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에게 "(피켓을) 떼 주고, 청문회를 진행하게 도와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만일 제1항의 조치에 따르지 아니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의장이나 위원장은 당일 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퇴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 "의장이나 위원장은 회의장이 소란하여 질서를 유지하기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는 회의를 중지하거나 산회를 선포할 수 있다"고 읽더니 돌연 "산회를 선포한다"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최 위원장의 돌발 행동에 여야 의원들은 "산회가 맞느냐"고 서로 되물으며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산회 선포를 알린 뒤 회의장을 박차고 떠났다. 과방위 회의 시작 5분이 채 안 된 시각이었다.

과방위원장실은 그러나 최 위원장의 산회 선포 후 공지를 통해 "오늘 과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회의장 질서가 어지러워 아직 개회하지 않았다. 위원장은 회의장 질서가 정리되면 회의를 개회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위원장석에 앉아 "시작하자", "의석을 정돈해 달라"고는 했지만 '개의를 선포한다'고 말하거나 그런 취지로 의사봉을 두드리지는 않았는데, 때문에 개의 선포가 없었기에 산회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 과방위 핵심 관계자는 "개의를 안 한 상태이니까 산회가 될 수 없다"며 "(최 위원장의 산회 선포는) 의미가 없다. 회의장 질서 정리가 안 되니 위원장이 상징적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중) 곧 회의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법은 "산회를 선포한 당일에는 회의를 다시 개의할 수 없다(법 74조)"라고 규정한다. 만약 최 위원장의 '산회 선포' 행위가 유효할 경우, 이날 과방위는 다시 열릴 수 없고 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 최 위원장은 오는 16일 출국하는 이재명 정부 영국 특사단의 일원이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열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산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3법 통과에 항의하는 인쇄물을 좌석 노트북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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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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