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3주차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비교적 긍정 평가하며 다만 여당의 법원조직법·형사소송법 입법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지난 4일 이 대통령이 취임을 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비교적 잘 운영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간다면 상당한 성과도 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호평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G7 회의서 과연 외교적으로 또 어떠한 성과를 내고 돌아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처음 데뷔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가서 너무 많은 말을 안 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나"라며 "이번 G7은 완전히 외교적인 탐색을 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서 '과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어떤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에 가보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새로 각인시키고 올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처음에 외교적인 큰 성과를 내려고 하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하나의 탐색전으로 보고 G7 회의를 마치고 왔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법원조직법·형사소송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내가 보기에 이 대통령은 상당히 현실 감각이 투철한 사람이기 때문에 현상에 대한 인식은 누구보다도 빨리 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본인에 관한 법안을 자꾸 처리한다면 일반 국민에게 주는 인상이 별로 안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법원조직법이라든가 대통령 임기 중에 재판을 중지한다든가 이런 법안은 지금 벌써 법원에서 알아서 헌법 84조를 기준으로 모든 재판을 무한정 연기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재판을 중지하는 법을 따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는가"라며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 "지금 여당 지도부는 절대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지만,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이 특히 국회에서 야당이 존재하는 한 야당의 존재를 어느 정도 존중하고 야당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아량을 가져야 된다"며 "힘이 있다고 일방적으로 막 끌고 갈 것 같으면 결국 가서 여당도 별로 그렇게 이득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내란특검 등 이른바 '3특검'과 관련해 그는 "계엄이라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 것이고, 계엄 사태와 연관된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단죄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 대통령 정권이 특검 3법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것인데, 제가 보기에는 특검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끝을 내야 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것을 질질 끌면 그 자체가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정치 보복이다 뭐다 이렇게 얘기할 것이 아니라, 빠른 시일 내에 끝내면 사태가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포함한 새 정부 인선에 대해 야당이 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검증 공세가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선거 바로 끝난 다음부터 취임을 하다 보니까 인선 하는 과정에서 인물에 대한 상세한 검증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임명을 하고 보니까 그런 문제가 터져 나오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해당되신 분들이 '내가 한국의 통념에서 이런 과거를 가지고 이런 자리에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초기 1년에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돼서 국민들로부터의 지지를 받아야 되는데 거기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본인 스스로 판단을 해서 결심을 해야 할 사항"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서는 "원내대표가 누가 되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 국민의힘을 끌고 갈 것인가 하는 개념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꼬집었다.
그는 "지금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고 김용태 비대위원장 임기가 이달 말로 끝나는데, 임기가 끝나면 원내대표가 다시 당 대표 대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냐"며 "그런데 사실 지금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이 끝나고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당의 혁신을 위해서 몇 가지 방안을 내세운 것을 어느 정도 실현을 시킨 다음에 비대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비대위가 나오든지 전당대회를 해서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는 정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금과 같은 자세를 보여가지고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에서는 지난번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41%라도 얻었으니까 그게 마치 자기네들 지지하는 국민의 투표 성향이라고 보는데, 나는 절대 그렇게 보지 않는다. 김 후보가 받은 41% 중에 절반 이상은 김 후보의 탄핵 이후의 행위나 계엄에 관한 태도나 국민의힘의 자세 등을 보고 표를 던진 것이 아니라, 반 이상이 이재명 당시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넘어간 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 표는 지난주에 갤럽에서 발표한 21% 수준밖에 안 되지 않느냐"라며 "21%의 지지도를 가지고서 국민의힘이 과연 소수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냐"고 했다. (갤럽 자체 조사, 10~12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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