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대선 패배 이후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퇴임 기자회견 중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 "조금 더 소통과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충고를 던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 전 대표 행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오늘날 정치인 한동훈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윤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기수를 파괴하면서까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비대위원장까지 임명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정치인 한동훈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 전 대표에게 "당의 조직원들과의 어떤 의사 조율을 통해서 타협하는 자세를 배운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당내 친윤석열계 좌장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는 '지난 2021년 검찰총장 출신의 윤 전 대통령을 당에 영입한 것에 후회는 없나'라는 물음에 "전혀 후회하는 바 없다"고 즉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당과 일체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은 너무나 잘못된 것이고, 이번 대선의 최대 패착"이라면서도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세운 결정에는 "맞는 태도"라고 했다.
앞서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 한덕수 국무총리 간 대선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은 논란에 관해서도 권 원내대표는 "아무 문제 없었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 등에 따른 절차를 거론하며 "아주 민주주의적인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하고는 "어떠한 법적 하자도, 정무적 판단의 하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당 쇄신안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전날 일방적으로 취소한 권 원내대표는,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추가 의총 개최는 없다고 못박았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이 하루이틀 늦춰진다고 하더라도 무슨 큰 차이가 있겠나"라며 "의총 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제가 사후 보고받았지만, 대다수 의원은 김 위원장의 생각과는 달랐다"고 김 비대위원장을 겨냥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의 퇴임 간담회가 열린 이날도 당내 일부 의원들은 현 원내지도부를 비판하며 의총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재선의원 16명은 이날 오후 공동 입장문을 내 "어제 예정된 의총이 개최 40분 전 문자를 통해 취소된 것에 대해 아쉬움과 유감을 표명한다"며 "16일 오후 2시 원내대표 선출 이전에 당의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총을 다시 소집해 줄 것을 현 원내지도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전날 김 위원장이 제안한 개혁안에 공감을 표하며 김 위원장 임기 연장에도 동의를 표한 바 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향후 행보에 관해 "앞으로 전면에 나서진 않겠지만 뒤에서 역할, 중진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당에 "성찰과 혁신이라는 가치가 당권 투쟁으로 오염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우리는 제1야당이라는 자산이 있으면서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이라는 부채도 있다. 하지만 자산과 부채 중 하나만 취사선택할 수 없다"며 "이제 누구 탓을 하며 분열하지 말자. 같은 당의 동지를 절멸의 대상으로 보지는 말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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