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선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과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이 12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두 의원 모두 당 쇄신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발표한 5대 개혁안에 대해서는 모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원내대표 선거를 둘러싼 '계파 대리전' 양상을 의식한 듯 "나는 '친윤'도, '친한'도 아니다(송언석)", "특정 당내 계파를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김성원)라고 공개 표명하기도 했다.
먼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송 의원은 "국민은 국민의힘에 분명한 변화와 진정한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갈등과 암투에 지친 정치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치열하게 맞서온 경험이 있다"며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김기현·권성동· 주호영 원내지도부' 등 앞서 당 지도부에 참여한 경험을 피력하며 "각계 전문가들의 발제와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당이 나아갈 변화와 쇄신의 길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했다. 또 "당의 총의를 모아가는 데 제 모든 열정과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표적인 '탄핵 반대파'로 나선 송 의원은 김용태 위원장의 개혁안에 관해 "빛나는 역사도 있지만 굴욕적 역사도 있는데, 한쪽만 취하고 다른 쪽은 나의 역사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거 아니겠나"라고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6개월간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원, 지지하는 국민이 계속 활동했는데 뒤늦게 당론을 변경하면 그간의 노력은 어떻게 되나. 한 번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성원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준 1439만 명이 넘는 유권자들을 생각하면 마냥 쓰러져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앞으로 1년 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승리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지금은 지난 과오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보수의 힘찬 시작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은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그러한 정당 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이 발표한 개혁안에 관해 "옳다, 아니다 지금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역시 "개별 사안으로 가면 그 누구도 답변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전날 김 위원장 거취와 5대 개혁안(△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부당 교체 시도 진상규명과 당무감사 △당론투표 사안에 관한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논의를 위한 의총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탓에, 관련 논의는 새 원내대표에게 넘어갔다.
신임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의 개혁안을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 나아가 오는 30일로 종료되는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에 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향후 당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다만 김 의원과 송 의원 모두 새로운 당 지도체제 구상에 관해서는 이날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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