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의 '이재명 지지' 진위 논란과 관련, 로저스의 지지선언문을 기자회견에서 대독한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이 "발표된 지지문 문구를 확정하는 과정에 일부 착오가 있었을 뿐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고 해명하며 SNS상에서 이루어진 짐 로저스와의 대화 원문을 공개했다.
김 전 이사장은 2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영국의 송경호 (북한 평양과학기술대) 교수께서 짐 로저스 회장과 SNS를 통해 대화하면서 이재명 후보 지지문을 만들었다"며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저와 영국에 계신 송 교수 사이에 로저스 회장의 지지문을 주고받는 과정, 발표된 지지문 문구를 확정하는 과정에 일부 착오가 있었을 뿐 로저스 회장의 이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일부 언론은 로저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로저스가 본인 이름으로 나온 지지선언에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국민 사기극", "국제 망신"이라고 비판하는 등 공세수위를 높였다. 김 전 이사장은 해당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로저스와 소통하며 로저스의 입장문을 대신 작성하고 이를 번역해 김 전 이사장 측에 전달한 재영동포 송경호 교수 또한 이날 김 전 이사장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북측과의 경제협력 기회가 고갈되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짐 로저스 회장과 대북투자 재개 가능성을 위한 '위챗' 소통을 최근에 시작했고, 그 와중에 (로저스는) 이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로저스와 송 교수) 두 사람의 공동 목표인 대북 투자 기회나 경제적, 상업적 접근 가능성이 커질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로저스 회장께서 평소와 같이 각론에 강한 저에게 이 후보 지지를 위한 초안 작성을 부탁해서 두어 번의 수정을 통해 최종안을 만들었다"며 "로저스 회장의 지지문을 언론에 게재하려던 당초 계획이 대선 후보 지지선언 게재 불가라는 언론 상황에 봉착해 급히 평화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개성공단 기업 대표 분들과 공동 지지선언으로 갖게 됐다"고 이번 지지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로저스의 지지 선언은 거짓'이라는 보도가 난 데 대해 "영어에서 '지지'를 의미하는 'support'가 아닌 경제적·법적 책임, 보장까지 포함하는 'endorse'의 개념을 사용해 미국 국적인 짐 로저스 회장이 곤궁에 빠지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endorse라는 표현 자체가 로저스 회장에게는 여러 모로 아주 민감한 단어"라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그간 짐 로저스 회장님과 소통한 SNS 내역을 공개하여 그간의 과정상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SNS '위챗'을 통해 본인이 로저스와 나눈 대화 원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송 교수가 공개한 대화 기록을 살펴보면, 로저스는 실제로 '이 후보 지지' 문제를 놓고 송 교수와 대화를 했다. 로저스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한반도 평화 촉구'를 촉구하며 이 후보의 외교정책 기조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담은 입장문에 최종 동의하고, 이를 한국 언론을 통해 대중에 공개하겠다는 송 교수 제안에 찬성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지선언'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화에서 로저스는 처음 송 교수가 기술한 "저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I strongly support Lee Jae Myung)"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외국인이 말하는 것치고는 너무 강한 표현(too strong especially coming from a foreigner)"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송 교수는 해당 표현을 "저는 이재명 후보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I recognize the pragmatic approach of Lee Jae Myung)"라는 문구로 순화했고, 로저스는 해당 문구에 대해선 "좋다(fine)"고 확인했다.
그러나 앞서 민주당 이재강 의원이 지난달 29일 배포한 보도자료상의 지지문에선 "지지한다(strongly support)"는 최초의 표현이 그대로 사용됐다. 또한 이 의원 측이 공개한 지지문 번역본에는 같이 공개된 영문본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그래서 지금은 이재명입니다"라는 이 후보 슬로건이 삽입돼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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