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 없는 尹 탈당, 대선 판세 영향은?

18일 첫 TV 토론 앞두고 백기…극우세력 향한 메시지 담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탈당 이유를 김문수 후보의 대선 승리에 일조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한 그는 12.3 계엄 선포로 인한 탄핵 사태가 부른 자신의 책임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하고 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것이냐, 붕괴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있다"며 "제가 대선 승리를 김문수 후보 본인 못지 않게 열망하는 것도 이번 대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했다. 또 "동지 여러분께서는 자유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더욱 뜨겁게 끌어안아 주시기 바란다. 각자의 입장을 넘어 더 큰 하나가 되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거듭 "제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그는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던 극우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도 담았다. 그는 "지난 겨울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함께 나누고 확인한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그는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달라. 여러분의 한 표 한 표는 이 나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고 번영을 이루는 길"이라며 "저는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주말인 이날 탈당을 선언한 배경은 18일 열리는 첫 대선후보 TV토론을 앞두고 그의 당적 정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점과 무관치 않다.

김문수 후보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모양새를 취해 대승적 결단이라는 점을 부각했지만, 대선 걸림돌이 된 자신에 대한 당 안팎의 탈당 압력을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이 이날까지 탈당하지 않을 경우 그의 당원권을 정지시키는 당규 개정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의 당적 논란은 정리됐지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 없이 극우 지지층을 향해 김문수 후보 지지를 당부한 만큼, 그의 탈당이 중도 확장 효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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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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