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한 지 9일 만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지지를 선언했다. 나 의원은 지지선언의 주된 이유로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만들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들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을 강하게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 의원은 30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과 김문수 후보님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히고 당 대선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한기호·이종배 등 의원 11명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나 의원은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선 승리를 위한 대통합의 '빅텐트'를 적극적으로 실현해 자유와 법치를 지키기 위한 모든 세력을 하나로 녹여낼 수 있는 용광로와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를 "가장 잘 갖춘 후보가 바로 김 후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는 분열된 당과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어 국가적 에너지를 결집시킬 통합의 빅텐트"라며 "이번 대선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포용과 통합의 열린 자세를 선포한 선국후사의 지도자"라고 재차 빅텐트와 통합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이 의회 독재와 국정 장악을 넘어 그들의 시나리오대로 대권까지 손에 넣는다면 우리가 누려오던 자유와 법치 대한민국은 사실상 종말을 구할 것"이라며 "안보 불안은 극대화되고 우리 국가 체제 전복을 노리는 간첩들의 활동은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이념적 공세도 폈다.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나 의원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 김 전 장관을 지지하게 됐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국민의힘힘 후보가 열린 통합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나 의원은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캠프 사무실 계약을 승계했는데 힘을 실어준 것인가',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바로 입당해 경선을 해야 한다고 보나' 등 한 대행 관련 질문에는 "오늘은 국민의힘 경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라며 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힘 후보로서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킬 수 있다면 이것(당 경선)으로 마무리해야 하지만, 만약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국민들의 뜻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한 대행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간 2차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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