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2차 경선에 진출한 후보 4명이 각각 1대1로 맞붙고 싶은 토론 상대를 23일 지목했다. 한동훈 후보가 2명의 경쟁 후보로부터 '맞수 토론' 신청을 받은 가운데, 각 주자들은 자신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내세우며 기세 싸움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두 번째 미디어데이(언론간담회)를 열고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맞수 토론 대진표를 짰다. 전날 1차 경선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 후보가 각자 토론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24일 토론 첫 주자로 나서는 김 후보는 토론 상대로 한 후보를 선택했다. 김 후보는 "당이 탄핵되고 다시 선거할 수밖에 없는 과정"을 한 후보에게 묻겠다고 별렀다. 반면 같은 날 토론을 진행하는 안 후보는 "지금 위기 상황을 어떻게 탈출할지"에 대해 논의하자며 김 후보를 토론 상대로 지목했다.
25일 토론을 주도하는 한 후보와 홍 후보는 서로를 지목했다. 홍 후보는 "아무도 날 지목 안 할 줄 알고, 옆에 앉아서 한 후보에게 '서로 지목하자'고 의논했다"며 뒷이야기를 전했지만, 웃는 표정의 두 후보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한 후보는 홍 후보에 대해 "굉장한 경륜이 있다. 그냥 하는 말 같아도 다 의미 있게 받아지더라"라고 평가했다. 한 후보와 홍 후보의 주도권 토론이 25일 약 3시간에 걸쳐 연달아 진행되는 만큼, 두 사람은 끝장 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미디어데이 행사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와 홍 후보로부터 토론 상대로 지목받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제가 유력하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대로 아무 후보에게도 지목받지 못한 안 후보는 "많은 분들이 저를 두려워해서"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원팀' 분위기 조성을 당부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태까지는 다 잊어버리고 지금부터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새로 좋은 경쟁을 해주리라 생각한다"며 "작은 차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큰 목표에 힘과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금부터는 정책, 비전 승부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제는 과거 이야기, 다른 사람 이야기할 필요 없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날 국민의힘 1차 컷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양향자 전 의원은 이날 "한동훈 후보와 함께 미래로 동행하겠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 경선 시에는 자유우파 종가집(종갓집) 종손으로서 '중립'을 지키겠다"고 알렸다. 나경원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은 특정 후보 연대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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