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통'에 어린이·청소년은 없다

[청소년 인권을 말하다] 나이 제한에 문제의식이 없는 공공자전거와 대중교통 정책

대전에는 '타슈'라는 공공자전거가 있다. 창원의 '누비자', 서울의 '따릉이'처럼 시민 누구나 대여할 수 있고, 1시간 이용이 무료여서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이 '누구나'와 '대전 시민'의 범주에서 철저히 배제된 이들이 있다. 바로 만 15세 미만의 청소년들이다. 대전시가 종종 이들을 '미래의 주역'이라 추켜세울 때, 정작 그들은 도심 곳곳에 놓인 공공자전거조차 이용할 수 없었다. 왜 청소년들은 공공자전거 이용에서 배제되었는지, 대전시와 시의회가 어떻게 이들의 이동권을 외면했는지 그 과정을 짚어보고, 이를 통해 청소년의 권리가 침해받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대안 모색을 포기한 지자체

만 15세 미만 청소년이 공공자전거를 탈 수 없는 이유부터 살펴보자. 지자체는 공공자전거 운영을 위해 시민 자전거 보험에 가입한다. 이 보험은 시민이 자전거를 타다가 발생하는 사고나 여러 문제에 대해 보상하는 장치다. 문제는 '사망보험' 관련 조항이다. 대한민국 상법상 만 15세 미만의 사망을 담보로 하는 보험 계약은 무효(불법)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이 법 조항을 근거로 만 15세 미만의 타슈 이용을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어쩔 수 없는 문제일까?

우리는 서울시의 사례에서 대전시 행정의 허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경우 만 15세 미만도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청소년 이용자에게 '사망 담보'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치료비, 배상책임 등)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 이동권을 보장했다. 추가로 '새싹따릉이'를 도입하여 체구가 작은 어린이·청소년도 탈 수 있도록 하는 등 모두를 위한 '공공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대전시도 서울처럼 보험 조건을 조정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해 청소년의 이동권만 제한받고 있다. 심지어 "서울은 되는데 대전은 왜 안 되냐"고 내가 질문하자, 대전시 관계자는 "거기는 서울이고 여긴 대전이다"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내놓았다. 이는 명백한 행정편의주의이자 탁상행정이다.

대전시의 나태함에 대전시의회는 침묵을 넘어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애초 대전시 조례상 타슈는 '누구나' 이용 가능했다. 그러나 타슈 내부 규정(15세 제한)과 조례가 충돌하자, 국민의힘 김영삼 대전시의원은 청소년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조례를 뜯어고쳐 배제를 명문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조례와 실제 규정의 나이 기준에 괴리가 있다"라며 이용 대상을 '누구나'에서 '만 15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는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청소년의 권리 제한에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까지 합세한 것이다. 사망보험 적용 제외 등 대안을 모색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규정에 맞춰 조례를 축소 개정한 것은 시민의 권리를 대변해고 보장해야 할 시의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다.

차별 없이 보장받아야 할 교통과 공공서비스

이에 '대전청소년모임 한밭'과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등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은 지난 2025년 12월 4일 공동 성명을 내고 대전시와 시의회의 행태를 규탄했다. 이어 2026년 1월 15일에는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의 공공자전거 이용 권리 보장과 함께 공공분야에서의 차별을 막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공공분야에서의 청소년 차별은 비단 타슈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중교통비 환급 사업인 'K-패스' 혜택에서도 청소년은 제외되어 있으며, 정부 및 공공기관에 대한 온라인 '정보공개청구'조차 청소년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 모두에게 동등하게 제공되어야 할 '공공서비스'가 청소년에게는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차별당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분야에서의 차별을 막기 위한 근거 법률로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교통학자 조중래는 저서 <시민교통>에서 "지금 교통정책에 시민의 자리가 있어요?"라고 물으며, "시민 스스로가 기득권에 맞설 힘을 길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민을 위한 공공 교통은 행정편의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할 권리의 문제이다. 우리 모두 청소년을 비롯한 약자들의 이동권이 보장받게 하기 위해 차별하고 배제하는 정책에 맞서 싸우자.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시민교통과 이동권이 중요한 의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전시 공공자전거 탑승 제한 규탄 기자회견ⓒ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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