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1년만의 지하철 시위…"애타게 기다려도 장애인 법안 통과 안돼"

서울교통공사 제지로 탑승 지연…충돌 끝 전원 탑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년여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시위를 중단한 채 장애인 권리 보장안 입법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서울교통공사제지로 일부 장애인들이 지하철에 드러눕는 등 충돌이 발생했으나, 양측 합의 끝에 전원 탑승에 성공했다.

전장연은 21일 오전 서울 혜화역과 오남역, 선바위역 등에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국회에 장애인 권리 보장안 입법을 호소한 지 1년 만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1년간 국회에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 말뿐이 아니라 제대로 된 예산안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법들을 국회에 제출했음에도 단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우리는 다시 출근길 지하철을 타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시민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사태의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책임 있게 보장하라고 함께 이야기해달라"고 호소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가 2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벌이던 중 이를 저지하던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와 충돌하며 열차 입구에 넘어져 있다.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4월 8일 이후 1년여 만이다. ⓒ연합뉴스
▲전장연은 21일 오전 서울 혜화역과 오남역, 선바위역 등에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국회에 장애인 권리 보장안 입법을 호소한 지 1년 만이다. ⓒ프레시안(박상혁)

8시 45분경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자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 이를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9시 7분경 안전을 확보한 뒤 지하철을 탑승하는 것으로 양측 합의가 이뤄졌으나, 4분만에 서울교통공사 측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대치가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실망이다" 등 박 대표를 수차례 질책했다. 다만 "박 대표와 무슨 약속을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손사레를 치며 답하지 않았다.

4호선 하행선 열차는 9시 4분부터 20분간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시위대는 9시 28분이 돼서야 순차적으로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날 시위대 중 연행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시위에 함께한 보건의료연합은 이날 확인된 부상은 없다고 밝혔다.

시위를 마친 전장연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 정당에 정책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어 인근 이룸센터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주최하는 집중결의대회를 열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대해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 지연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시민이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며 법적 조치 등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