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관저에서 방 못 빼는 윤석열 부부, 이유는?

박관천 "아크로비스타 경호 취약성 많아…김건희, 대책 없이 '빨리 나가겠다' 해서 직원 불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도 사흘째 관저에서 퇴거하지 않는 데 대한 야권의 비난이 잇따르는 가운데, 실제 퇴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박관천 전 경정은 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통상 전직 대통령이 가면 독립가옥으로 가는데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인 아파트)아크로비스타는 공동주택"이라며 "공동주택으로 가기에는 경호 취약성도 많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퇴거 시점이 늦춰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박 전 경정은 "전직 대통령은 한 담장 한 울타리 안에 대통령이 머무르시는 곳과 경호동이 같이 있어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이 머무르시는 곳도 그 안에 경호원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CCTV도 독립 CCTV로 관제가 돼야 되고, 보통 3교대 근무를 해서 한 개 근무조가 한 6명 정도 되는데 경호CP(command post;경호작전지휘소)라는 곳이 설치가 돼야 한다"며 "엘리베이터도 독립을 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런 게 여러 가지 조건이 돼야 된다. 그런 조건이 공동주택에서 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박 전 경정은 윤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과 비교해 동네 주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그때는 경호CP를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코바나컨텐츠에 뒀는데, 인근 주민들이 많이 양해를 해줬다. 당시에는 당선인 신분이니까 환영하는 의미니까"면서 "저렇게 오는 마당에 그걸 다 이해해 주실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 임기를 마치고 가면 동네 주민들이 환영식도 하고 꽃다발도 걸어 놓고 하고 하는데 지금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는 말이 들린다"고 덧붙였다.

'경호의 방법과 규칙이라는 것도 유연성 있게 적용을 못 하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 전 경정은 "유연성 있게 아무리 적용해도 최소한 전직 대통령을 누가 침탈했을 때 바로 방어시스템이 돼야 한다. 그걸 하려면 최소한 그걸 맞춰줘야 한다"고 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바로 옆집을 CP로 사용하는 것이라면서, "옆집에서 허용해 줄지 그게 참 의문이다. 옆집 사람은 어디로 가느냐"고 했다.

박 전 경정은 이어 "이분(윤 전 대통령)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이 하나 있다. 다른 분 같으면 외곽에 전직 대통령들은 일부러 사저가 정해지면 거기만 있고 잘 밖으로 안 나오는데, 서초동 청사에 윤 전 대통령도 그렇지만 김건희 씨도 앞으로 가야 될 일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 그때마다 멀리 있으면 어떻게 동선을 움직일 건가"며 향후 예정된 수사 및 재판을 언급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 후 대통령 경호) 예산은 제가 알기로는 139억8000인가를 책정해 놨다고 한다"면서 "보통 일반 옛날 경험에 보면 다른 전직 대통령보다 2배가 넘는 금액"이라고 했다.

박 전 경정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한남동 관저 퇴거가 빨리 이뤄지도록 직원들을 다그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책 없이 빨리 가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지금 안에 경호 간부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하더라"면서 "무조건 쫀다고 될 일이 아니다. 직원들은 더 불만을 일으키고 이상한 말까지 밖에서 하고 다니는 것이다. 참담해서 이건 방송에선 말씀 못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전직 영부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절차가 있고 가서 될 일이 있다. 다른 일반 민간인들이 이사하는 것과 포장이사 불러서 이사하는 것과 천지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관행은 현직에 있을 때 수행팀이었던 경호원들이 보통 전직이 되면 같이 따라 나가는데, 이번에는 상당히 나가는 인원을 뽑는데 김성훈 차장이 애를 먹고 있다는 말은 있다. (서로) 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임기를 마치고 영광스럽게 나가시는 것도 아니고 불미스러운 일로 나가시는 거지 않느냐"면서 "그렇게 밑에서 입의 혀처럼 하던 그런 사람들이 제일 먼저 등을 돌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사람들(김성훈 차장이나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통제력은 점점 잃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흘째인 6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이 차분한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의 퇴거 시기는 일러야 내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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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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