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째 굶고 있지만 멈추지 않는다"…꽃샘추위에도 광장 모인 시민들

비상행동 9번째 평일 긴급집회…"尹 탄핵 기각되면 혁명적 전환과정 초래할 것"

"10일째 굶고 있습니다. 파면될 때까지 이를 악물고 버티겠지만 솔직히 배가 고픕니다. 지난주 금요일을 넘겼을 때 사실 막막했는데 오늘도 결국 선고기일마저도 지정하지 못한 채 날이 저물었습니다. 저와 공동의장단의 단식 농성은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날이 지날수록 이 싸움은 우리의 승리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매일 이곳 광장에 모이는 시민도 우리도 승리할 때까지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숙고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의장단들의 단식도 길어지고 있다.

17일로 열흘째 단식 중인 의장단 중 한 명인 정영이 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꽃샘추위에 벌게진 얼굴로 이날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밤은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고 따뜻한 봄이 오기 전 요 며칠처럼 바람이 가장 매섭다"면서 "우리에게 곧 새 시대가 오고 봄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싸움을 계속 이어 나가자"며 시민들을 독려했다.

이홍정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첫걸음을 위해 우선적으로 내디뎌야 할 첫걸음은 윤석열의 파면"이라며 "만에 하나 윤석열 탄핵이 기각된다면, 주권자 시민의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혁명적 전환과정을 초래할 것"이라며 헌재를 향해 경고했다.

시민 신지영 씨도 의장단에 질세라 목소리를 높였다. 신 씨는 "아빠가 어차피 (윤 대통령이) 탄핵 될 거니 힘든데 집회 그만 나가라고 했다. 하지만 3월 8일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충격 때문에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로 군인을 보낸 사람이 탄핵이 안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우리가 왜 겪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혼자 있으면 너무 불안해서 여러분과 함께 있고 싶어서 광장에 나왔다"면서 "헌재가 더이상 탄핵 결정을 미룰 수 없도록 보여주자. 탄핵이 가결될 때까지 매일 광장에 모이자"고 했다.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김지원 씨는 윤석열 정부에서 열악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 특수교원들의 어려움을 전하며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김 씨는 "장애 학생에게 교육은 배움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힘 자체인데 특수교육이 점점 더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과밀학급 문제를 방치하며 교사들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을 떠넘겼고, 지난해 12월 24일 특수교사 한 분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행복하도록 우리가 앞장설 때다. 우리가 이 광장에서 단결과 투쟁으로 윤석열 신속한 파면 통해 교육 현장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선생님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헌재는 즉시 윤석열의 탄핵을 인용하라"고 촉구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각계 긴급시국선언 집회에서 현수막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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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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