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소득대체율 43% 합의'에 노동시민사회 "노인빈곤 해결 안 돼"

"공론화위 결과는 50%였는데…시민 뜻도 져버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주장해 온 국민연금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21대 국회에서 확인된 시민의 뜻을 져버린 데다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에서 다수가 채택한 안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안이었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43%안 수용은 역사적인 연금개혁 공론화를 통해 확인된 공적 노후보장 강화에 대한 시민의 뜻을 배반한 것이며, 노동시민사회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최소한의 품위있는 노후생활보장이라는 대원칙을 훼손한 결정인 동시에 공적연금의 약화를 바라는 국민의힘에 170석 거대 정당이 굴욕적으로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금행동은 소득대체율 50%는 국민이 최소한의 품위있는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마지노선임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으며 소득대체율 50% 인사에 걸맞는 보험료 인상에도 동의했다"며 "이런 노동시민사회 입장이 '소득대체율, 보험료율 13%'로 정식화된 것"이었다고 지난 공론화위 결과를 꺼냈다.

연금행동은 "민주당은 무원칙한 43% 소득대체율 수용을 폐기하고 시민의 뜻을 확인한 공론조사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집권을 원한다면 연금개혁 문제에 대한 정치적이고 무원칙한 셈법이 아닌 공적노후소득보장제도 강화라는 철학적, 원칙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시민단체와 양대노총도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전날 성명에서 "내란세력에 내내 끌려다니다 소득대체율 43%까지 수용한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소득대체율 43%는 현재와 미래의 노인세대 모두의 안정적 노후소득을 보장할 수 없는 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들러리를 서는 연금개혁이 아니라 국민이 요구한 소득대체율 50%를 실현하기 위한 책임 있는 연금개혁을 위해 즉각 나서야 한다"며 "소득대체율 50%로의 인상 없이는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도 없다"고 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전날 성명에서 이번 여야 합의에 대해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조정이라는 핵심과제에 있어 시민의 뜻과 괴리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며 "공론화를 통해 확인된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라는 다수안은 하나의 패키지였다"고 짚었다.

이어 "악명 높은 노인빈곤율이라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전히 소득대체율을 단계적으로 향상하려는 국가 책임 강화에 대한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며 이번 협의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같은 날 논평에서 "이번 합의는 시민에 대한 우롱"이라며 공론화위 결과 중 "보험료 인상은 그대로 수용하고 소득대체율은 여야가 땅따먹기 협상으로 마음대로 삭감하면 어떤 국민이 수용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의 뜻을 받들어 소득대체율 50% 인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간 민주당이 주장해 온 소득대체율 44% 안을 철회하고 "국민의힘과 정부가 주장해 온 소득대체율 43%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용조건으로는 △연금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출산 및 군 복무 크레딧 확대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확대를 제시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주장해 온 자동조정장치(인구·물가 등에 연금 급여를 연동하는 제도) 도입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연금개혁 소득대체율 43%를 수용하겠다는 발표를 긍정적으로 수용한다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자동조정당치에 대해서는 "추후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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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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