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대해 본 김동연 "영리하다, 하지만 역으로 이용할 수 있다"

"탄핵 후 첫 부총리 하면서 성장률 3.4%로 끌어 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한국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대선 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가 트럼프를 대통령과 같이 상대한 경험에 의하면 잘 다루고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난 적이 있다. 현재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경험한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김 지사는 6일 경향신문 유튜브 <구교형의 정치비상구>에 출연해 "굉장히 영리하고 자기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상대를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 강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소감을 말했다.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3번 같이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 매니지(관리)를 하셨다. 그래서 우리가 2017, 2018년도 1기 트럼프 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부터 해서 환율 협상 등등 거의 다 성공을 거뒀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아주 잘 다루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요새 보면 굉장히 거친 야생마 같지만, 그런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아주 실리적인 지도자다. 그렇기 때문에 역으로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엊그제 상하원 합동 연설한 것을 보면 다른 나라하고 협상하고 있는데 우리한테 청구서를 계속 보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금 지도자, 리더십 공백 상태여서 큰 걱정인데 제가 트럼프를 대통령과 같이 상대한 경험에 의하면 잘 다루고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경제 위기에 강한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상황을 언급하며 "제가 탄핵 후 첫 경제부총리다. (윤석열 탄핵을 앞둔) 지금의 상황과 비슷했다. 그때 경제가 어려웠을 때였다. 그리고 2017년도가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을 하고 국제 환경이 정말 어려울 때였다. 그래서 그런 국제 문제들을 잘 관리했고 성장이 2%대로 떨어진 것을 제가 1년 반 동안 부총리 하면서 3.4%, 3.2%로 올렸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는 위기극복정부였다. 말씀드린 것처럼 탄핵 후 새로 생긴 정부에서 경제운용이라고 하는 것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제가 그만둔 뒤지만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위기극복 정부였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때 여러 가지 성과와 공에 대해서는 우리가 충분히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언급하며 "2008년에 제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었다. 그때는 속된 표현으로 원 없이 돈을 써봤다. 왜냐하면 경제위기를 해결해야 하니까, 그리고 이어서 바로 예산실장이 돼서는 돈을 거둬들였다. 이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건전재정이라고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긴축재정을 했다. 잘못된 도그마다. 기술적이고 기계적인 관료적인 발상"이라며 "경기도는 작년도 예산, 금년도 예산 다 확대 재정을 했고 추경 편성을 했다. 다음 달에 또 추경 편성에 들어간다. 이렇게 힘들 때 경제 활성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것에 (돈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 길을 앞으로 다음 정부에서 누가 되도 가야 된다고 저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차기 대선 구도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는 누가 나와도 민주당 후보한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제게 가장 위협적이고 껄끄러운 후보라면 이재명 후보다. 여당 후보는 우리 민주당 후보에게 적수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5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일곱번째나라LAB ·포럼 사의재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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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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