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이재명 '중도보수 선언'에 "정확한 진단"

"정권 바뀌면 노정교섭 할 것…경사노위 복귀 가능성은 높지 않아"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중도보수 선언'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라고 평했다.

양 위원장은 27일 서울 서대문 민주노총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한 것을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민주당은 스스로 진보정당이라 이야기했지만 정책, 강령, 활동을 되짚어보면 중도보수 스탠스를 갖고 있었다"며 이같이 답했다.

양 위원장은 조기대선이 열릴 경우 대응 방침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어디 가서 무슨 이야기를 했고, 어떤 법안에 대해 이야기했고 하는데 일희일비할 생각은 없다"며 "다만 한국사회의 정치 지형, 정당 지형이 보수진영에 치우친 조건이고, 이런 조건에서 '제대로 된 진보정치 영역을 어떻게 구축할까'가 오랜 기간 민주노총의 고민이었고 여전히 고민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고민과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정권교체 시 사회적 대화에 복귀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문재인 정부 때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뀐다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대통령 소속 노사정 대화기구)에 들어간다고 결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대화가 실질적으로 진행되려면 정부가 최소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신뢰를 노동자들에게 줘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노정교섭에는 (민주노총)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정권이 교체되면 노정교섭을 통해 많은 의제를 이야기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정교섭을 통해 정부의 균형자적 역할에 대한 신뢰를 만들고 사회적 토대가 형성"되면 경사노위 복귀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국회판 사회적 대화에 대해서는 "실무 협의는 진행 중이다. 계엄 상황에서도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진행했다"며 "경총, 한국노총, 민주노총, 중기중앙회, 대한상의, 국회가 모여 각자 생각하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어떤 의제와 틀로 논의할지 정해야 하는 상황이고, 어느 정도 정비되면 민주노총도 조직적 참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변론에서 민주노총을 여섯 차례 언급했고 북한의 지령 같은 표현과도 묶었는데 어떻게 봤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양 위원장은 "왜곡되고 재미 없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올해가 해방 80주년을 맞는 해인데 언제까지 분단 이데올로기로 정치권력을 유지하려 하나. 케케묵은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양 위원장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대선 출마가 점쳐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김 장관의 행보는 노동부 장관은 아닌 것 같다"며 김 장관에 대해 "역사인식,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관점은 물론 민주시민의 기초소양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평했다. 이어 "보수진영에서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김문수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은 올해 활동방향과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활동방향은 △윤석열 퇴진 집회, 국민의힘 규탄 등 내란세력 청산 △개헌TF 구성, 대선요구안 발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대개혁 실현 △2030 조직화,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등을 통한 200만 민주노총 시대다. 또 7월 중순에는 노동기본권과 사회대개혁 쟁취를 위한 총파업을 열 계획이다.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5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간담회 뒤 양 위원장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해 지난달 11일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신고범위 이외 차선을 이용했다는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조사 전 기자회견에서 양 위원장은 "정당한 투쟁을 범죄시하려는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민주노총의 투쟁은 왜 정당했는지, 시민들의 투쟁이 왜 그렇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는지 명확히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집회, 시위를 보장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지 집회, 시위를 제한할 권한 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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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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