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단일화 압박' 최고조…김문수 측 "끌어내기 중단하라"

권성동, 金-한덕수 회동 앞두고 사흘째 의총 열어 "오늘 안에 단일화 확정지어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를 향한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김 후보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 7일 저녁 회동을 앞둔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오늘 반드시 단일화를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만남을 3시간여 앞둔 시각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승리를 위한 통합, 승리를 위한 단일화는 우리의 후보인 김 후보가 한 국민과의 약속이다. 단일화 논란이 더 장기화될수록 실망감과 피로감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 더는 시간이 없다. 반드시 오늘 안에 단일화를 확정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김 후보는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늘 두 분이 단일화 로드맵을 확정 지어 줄 것을 간곡히 간곡히 엎드려 부탁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필요성과 시기를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후 9시까지 진행하는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도부는 김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당원이 '단일화해야 한다'고 하면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 여론조사 종료) 전에 단일화가 되면 (여론조사를) 중간에 끝내도 된다"며 "(합의가) 불발되면 당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들에게 '국회 경내 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저녁 시간 김 후보와 한 후보의 회동이 종료될 때까지 의총을 정회한 뒤, 회동 결과를 바탕으로 의원총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는 김 후보에게 의원총회 참석을 요청해 두었다.

김문수 측 "후보 끄집어내리는 행위 중단하라"

김 후보 측은 지도부의 이러한 압박에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문수 캠프의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문화방송(MBC)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이미 단일화하겠다고 수차 공언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킬 상황이었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다"면서도 "당에서 여러 요인이 겹쳐 후보를 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끄집어 내리려고 한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행위들이 반복돼 여러 가지 잘못된 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당 지도부가 나서서 단일화를 시키겠다면서 시한을 정하고, 압박하고, 심지어 후보자를 끌어내리려는 시도로 보이는 행위가 반복되면 후보로서도 그것을 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행위는 전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차명진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의 실질적이고 합법적인 최고 지도부는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며 "당 지도부와 몰래 내통한 무소속 후보가 세 번의 경선을 거친 합법적 후보와 대등한 자격으로 단일화를 하자고 한다. 정의가 바로 서겠나"라고 당 지도부와 한 후보를 겨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탄핵 반대파'로 김 후보와 주장을 같이 한 나경원 의원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김 후보를 한 시간가량 만났다. 이후 나 의원은 국회에 돌아와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에게) 한 후보와의 면담에서 조금 더 진일보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오는 11일 대선후보 등록일 마감 전 단일화를 마쳐야 한다는 당 지도부 기조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무소속 후보도 나중에 선거 끝나면 당연히 선거비용 보전받을 수 있고, 원천적으로 선거 운동이 불가한 것도 아니다. 당 차원 지원은 불가하지만, 개별 당원 차원에서의 지원은 가능하다"며 "후보를 너무 압박하기보다는 후보가 결단하되, 후보의 희생과 헌신 하에 새로운 합의를 이뤄 국민적 열망을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6일 후보 단일화 압박에 반발하며 후보 일정을 중단하고 상경한 김문수 대선 후보를 만나기 위해 서울 관악구 김 후보의 자택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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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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