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른바 '노상원 수첩' 사건과 관련, 자신이 '수거 대상'으로 지목된 심경 및 이 사건을 수사기관이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형사법학자로서의 의견을 담은 기고문을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조 전 대표는 이 글에서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노상원 수첩'에 등장한 배경에 대해, 차 전 감독이 자신을 위해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썼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현재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 전 대표의 육필 기고 전문(全文)이다. 굵은 글씨와 밑줄은 편집자가 강조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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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데스노트'를 만든 일당을 살인 예비·음모로 수사·처벌해야 합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A급 수거 대상'으로 기재됐고, 체포팀 '2조'의 첫 체포 대상이었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입니다.
윤석열을 우두머리로 한 내란세력이 저를 체포·구금 대상으로 삼았음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의 증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조국은 물론 '조 씨 일가' 그리고 500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수거'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보도를 보고 경악하고 분노했습니다.
'노상원 수첩'에는 '수거' 후 조치 내용이 세밀하게 기재돼 있습니다. 모두 죽이는 방법입니다. 구금시켜 놓고 구금시설을 폭파하거나 화재를 일으켜 죽이기, 수류탄 등을 사용해 사살하기, 막사 안 잠자리에 폭발물을 설치해 죽이기, 음식물과 급수에 화학약품을 타서 죽이기, 주먹으로 때려죽이기, 그리고 확인시살까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내란에 대한 수사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형법은 살인죄의 경우 기수와 미수는 물론 예비·음모도 무겁게 처벌합니다. '내란목적 살인죄'도 별도의 조항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실행의 착수가 없더라도, 살인을 예비·음모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처벌되는 것입니다.
이제 수사기관도 언론도 이 살인 예비·음모가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누구와 함께 의논됐는지 파헤쳐야 합니다. 노상현의 '보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의 '보스'였던 윤석열까지 엄정하게 수사해야 합니다.
노상원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를 하면서도 '수거' 명단은 김용현이 불러준 것을 받아쓴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김용현은 혼자의 생각으로 이 '데스 노트'를 작성했을까요?
이와 관련, 정보사령관 불명예퇴직 후 무당으로 활동했던 노상원이 윤석열 정권의 공동 운영자이자 '앉은뱅이 주술사'였던 김건희와 '영적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노상원은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을 지급받았습니다.
이 끔찍한 범죄를 예비·음모한 자들은 광기에 사로잡힌 살인자들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고한 시민들을 각종 방식으로 죽이려 한 사이코패스들입니다.
한편 '노상원 수첩'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님과 조국의 경우에는 '일가' 전체가 '수거' 대상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일가친척'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일가'라는 개념은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내란 일당'이자 '살인 일당'은 '문재인 일가'와 '조국 일가'를 '수거'해 씨를 말리려 했습니다. 이들이 문재인과 조국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동시에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사감(私感)이 느껴집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지휘한 검찰은, 그리고 대통령 윤석열의 뜻에 충실하던 검찰은 문재인 '일가'와 조국 '일가'를 털고 또 털었습니다. 찌르고 또 찔렀습니다. 베고 또 베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두 '일가'는 고통받고, 모욕당하고, 갇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두 '일가'는 죽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수사를 받았고, 그 결과를 감당했습니다. 그러자 노상원 등 '살인 일당'은 아예 죽여버려야겠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시 말합니다. 이들에 의해 문재인, 이재명, 조국, 이준석, 이해찬, 유시민, 김어즌 등이 살해될 뻔했습니다. '문 씨 일가'와 '조 씨 일가'도 그럴 뻔했습니다.
'노상원 수첩' 명단이 공개된 후, 많은 분들이 왜 축구영웅 차범근 감독의 이름이 명단에 들어가 있는지 의아했을 것입니다. 이에 밝힙니다. 차 감독님은 '조 씨 일가'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셨습니다. '내란 일당', '살인 일당'은 이렇게 집요하고 치밀했습니다. 이 글을 빌려 차 감독님께 감사 인사와 함께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노상원 수첩은 윤석열이 이끈 내란 일당이 얼마나 광포(狂暴)한 집단인지 생생히 보여줍니다. 이들이 하려고 했던 범죄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악행을 다 모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혹독하고 폭압적인 '겨울공화국' 수립을 도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언급을 회피합니다. 한국의 보수는 급속히 극우화·파쇼화됐습니다. 정상적 보수라면 극우파쇼와 결별해야 합니다. 'A급 수거대상' 정치인들은 연대하고 단결해 극우파쇼를 물리쳐야 합니다.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세력은 보수가 아닙니다. 쿠데타와 학살을 도모한 범죄집단일 뿐입니다. 루쉰은 말했습니다. "사람을 무는 개라면 땅에 있건 물 속에 있건 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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