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식 "국회 장악 지시 받은 적 없다"…尹 "칭찬 받아야 될 사람"

8차 탄핵심판…김 전 서울청장 "'2200' 문건 받았지만, 계엄군 출동 장소로 인식"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 경찰을 출동시키라는 지시나 국회 출입 인원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심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김 전 청장에 대해 "칭찬 받아야 될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13일 서울 종로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8차 탄핵심판에서 지난 3일 오후 7시 20분경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윤 대통령, 김 장관을 만났을 당시 10곳 정도 장소와 시간대가 적힌 한 장짜리 A4 문건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국회 대리인이 쪽지 내용을 묻자 김 전 청장은 "전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고 '2200 국회'는 제일 앞에 있었기 때문에 기억이 난다"며 "나중에 언론보도를 보고 MBC와 꽃 정도가 기억났고 그 외에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2200 국회는 22시에 국회로 출동하란 말로 읽힌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김 천 정장은 "경찰에 대한 구체적인 말은 없었다. 지금 봐서는 그 시간대에 계엄군이 출동할 장소로 인식된다"며 지시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안가 회동에서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주로 비상계엄 사유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은 국회 출입 통제와 관련 '윤 대통령에게 국회를 장악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윤 대통령 대리인 질문에도 "그런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다"고 답한 뒤 "질서유지 차원에서 차단이 이뤄졌고, 그게 잘못된 조치인 걸 알고 바로 해제했다"고 밝혔다.

국회 대리인은 계엄 해제안이 통과된 뒤 윤 대통령이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때 덕분에 일찍 잘 해제했다'는 취지로 말한 일에 대해 '조 청장은 뼈 있는 말로 이해했다고 하는데 증인은 어떻게 이해했나'라고도 물었다. 김 전 청장은 "특별히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냥 하시는 말로 들었다"며 조 청장과는 결이 다른 해석을 내놨다.

김 전 청장 심문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은 안가 회동에 대해 "국방장관이 국회 외부 경비를 위해 경찰에게 부탁을 직접 하는 게 맞겠다고 해 그날 자리가 만들어졌다"며 "하여튼 저는 (경찰)청장하고 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일부는 전달되고 일부는 전달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장은 사실 영어의 몸이 될 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맡은 임무를 제대로 해서 칭찬을 받아야 될 사람이라는 생각을 오늘 양쪽 심문 과정을 통해 느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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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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