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선포 당일 국회의 해제 의결을 보고 바로 군 병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와 배치되는 증언이 당시 계엄사령관으로부터 나왔다.
12.3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6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이 '철수 지시를 언제 누구한테 받았느냐'고 묻자 "병력 철수하라는 대통령님 말씀을 들은 것은 (4일 새벽) 02시 50분 정도"라고 답변했다.
안규백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안이 의결되자 김용현 장관과 계엄사령관을 즉시 집무실로 불러 군 철수를 지시했다'고 하고 있는데, 박 총장은 1시 16분부터 30분간 결심실 회의 직후 새벽 2시에 수방사령관에게 '추가 출동 가용인원 파악' 지시를 했고, 계엄사를 통해 2사단 출동 가용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문의했다. 3시경에는 육군본부에서 장성 13명 영관급 21영을 버스에 태워 서울로 오다가 다시 복귀했다"고 모순된 정황을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1시 1분에 계엄이 해제됐으면 바로 철수해야 되는데 철수도 안 하고 대기시키고, 확인하고, 추가 준비하고 그런 행적들이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2차 계엄 준비를 하다가 여의치 않아서 철수시킨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나"라고 따져 물었다.
박 참모총장은 이에 대해 "추가 준비한 사안은 없었다"며 수방사와는 한 차례 소통이 있었을 뿐 '출동 가용인원 파악' 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육본 장교들의 상경 준비는 3일 밤 10시50분 계엄 선포 상황에서 계엄사 구성을 위해 내려놓은 지시가 국회 의결 등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계속 수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수방사와의 소통 내용에 대해서는 "(4일 새벽) 2시경 안보실장이 '병력이 투입되면 안 된다'는 말을 전화 통화로 했다. 그래서 수방사에 확인하니 수방사령관이 '어디어디에 (출동 부대가) 안전하게 있다'고 알려줬다"며 "안전한 곳에 있다고 해서 '곧 차를 타고 오겠구나' 이렇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심실 회의' 전모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결심실로 오셨을 때는 들어오시는 시간, 나가시는 시간 하면 30분 정도 되는데 (실제로는) 법령집 보면서 10분에서 15분 정도 (회의를) 하셨다"며 "법령집을 좀 오래 보셨다"고 증언했다.
그는 결심실 회의가 끝나고 약 1시간가량 후인 새벽 2시 42분에 "대통령님께서 호출하셔서 장관님을 부르셨다. 장관께서 (나에게) '같이 가자'고 해서 갔는데 그때가 2시 42분경에 출발했으니 도착해도 50분이 채 안 됐을 것 같다. 그때 '옆방에 있으라'고 해서 있었는데 잠시 후에 다시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가니 '군을 철수하라'고 했다"고 했다.
박 총장 증언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계엄군 철수를 지시한 것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1시1분)으로부터 약 1시간50분이 지난 후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서 "(국회가) 국회법에 맞지 않는 신속한 결의를 했지만 저는 그걸 보고 바로 군을 철수시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같은달 23일 4차 변론에서도 "계엄해제 요구 결의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장관과 계엄사령관을 즉시 불러 철수를 지시했다"고 했다.
앞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4일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 증언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계엄군 철수를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내부에서 그런 말씀이 있었는지는 제가 모르겠다. 제가 그런 지시를 직접 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관련기사 : 곽종근 "요원 아니라 의원 맞다…尹이 '시민 보호' 지시? 들은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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