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이재명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법원·국민 믿는 게 정도"

"김경수·임종석 비판 수용해야…포용성·다양성 회복해 광범위한 '탄핵 연합' 이루자"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현 이재명 지도부에 포용·통합을 촉구하며 "탄핵의 강을 같이 걷는 세력들을 다 포괄하는 광범위한 연합을 이룰 때 대한민국을 다시 탄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핵 찬성파'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연합 구상 제안인 셈이다.

그는 또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2심 재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에 대해 이례적으로 비판적 언급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총리는 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최근 비명계에서 이재명 지도부를 향해 '포용·통합을 위한 구체적 조치' 요구가 나온 상황과 관련 "이재명 대표가 여러 고민을 할 것이다. 이른바 탄핵에 찬성하는 세력을 전부 다 엮어서 거기의 대표 주자가 되는 것만큼 안전한 대선 전략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친노·친문 진영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날 "포용과 통합을 위해서 구체적인 실천"을 이 대표에게 재차 요구했고, 임종석 전 실장은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지난 3일), "친명의 색깔만으로는 과반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지난달 24일)라고 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날 "당내 통합에 대한 진정한 조치를 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금 김경수 전 지사가 한 얘기, 또 임종석 전 실장이 한 비판 정도는 충분히 받아내서 민주당의 생명력인 포용성·다양성·민주성이 회복되면 전체적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니까 그 다음부터는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탄핵의 강을 같이 걷는 세력들을 다 포괄하는 광범위한 연합을 이룰 때 정말로 대한민국을 다시 탄생시킬 수 있다"며 "개헌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새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많은 국민들이 두려워하는 경제·산업 전체의 침체를 다시 한 번 반등시키는 것, 옛날에는 쉽게 생각했던 우방 관계 등 부분에 대해 국민들의 폭넓은 합의를 이뤄내려면 그런 대기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광범위한 연합'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사례로 "지난번 촛불 시민혁명의 결과, 문재인 정부가 광범위한 '촛불 연합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나중에 성과가 크지 않았다는 비판을 우리가 많이 받았다"는 점을 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당내 이견에 배타적인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그런 분들이 당의 적극적 지지자인지 혹은 이재명 대표 개인에 대한 적극적 지지자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정치·사회 구성이 이렇게 팽팽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탄핵 상황인데도 왜 정당 지지율이 여당이 더 나오느냐, 그만큼 정치 지형 자체가 팽팽하게 갈라져 있는데 그 중에서 조금이라도 나한테 듣기 거북한 소리 한다고 그렇게 공격을 해대면 어떡하라는 거냐"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전 총리는 당 내부적으로는 포용·통합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당이 중도·책임·안정 등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과거의 민주당스러움이랄까, 그런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 이래로 저희들은 서민과 중산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이고 또 그런 관점에서 국가 운영의 틀도 짜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찬성 표를 민주당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탄핵소추 이후에 민주당이 조금 여유를 가지고 국정 안정과 민생 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보수적 생각을 가진 분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를 준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특히 "제가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가 (당 지지층으로부터) 막 혼이 났는데, 권한대행은 정치적 무게보다는 오히려 그냥 국정의 안정적 관리자인데 그 사람까지 탄핵한다는 것은 국민 눈에 봤을 때 '국정 운영의 한 축이 돼라'는 국민 기대에 (비해) 너무 서둘렀지 않느냐"고 했다. "나중에 수사나 조사를 해서 계엄에 대한 책임이 나타나면 그때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재판에서 공직선거법 250조 1항 '당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죄' 조항이 명확성 및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위헌법률신청 제청을 신청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는 "물론 그건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라며 "다만 이 대표가 과거에 어려울 때도 법원을 믿고 국민을 믿었을 때 다 이 대표한테 좋은 결과가 왔다. 지난번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 때도 기각됐고, 위증교사 문제도 그렇게 됐고"라며 "정치 지도자 아니냐", "오히려 그렇게 가는 것이 정도(正道)가 아닐까"라고 했다.

차기 대선 관련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왜 저희들, 소위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조심을 하는가 하면, 지금 탄핵이 인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조차 '정말 잘돼 가는 건가', '검찰 수사 보면 믿음직하지 못한데'라는 여러 우려를 가진 분들 많다. 그런 분들 앞에서 벌써 대선 이야기를 하면 '왜 이분은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지'라는 (얘기가) 바로 나오니 조심스럽다"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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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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