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원 아닌 요원' 발언에…권성동 "대통령의 방어권, 입장 없다"

權, 尹 논란엔 눈 감고 '이재명 때리기' 집중…"李, 정치적 자아분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나온 '의원 아닌 요원' 발언 논란에 대해 "대통령께서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얘기하신 것"이라며 "당으로서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발(發) 논란들엔 이같이 선을 긋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 비판을 집중시켰다.

권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이 "국회의원을 본회의장에서 끄집어내라"는 계엄 당시 지시에 대해 '의원이 아닌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란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전날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은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요원을 빼내라"고 했는데 곽 사령관이 "국회의원을 본회의장에서 끄집어내라"는 지시로 잘못 이해했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됐다. 이미 확보된 다수 관계자들 증언과도 배치될 뿐더러, 당시 본회의장 상황과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 일각에선 지난 외교 참사 당시의 '바이든-날리면' 사태가 재소환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같은 윤 대통령 측 주장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채 "대통령께서 방어권을 행사하신 부분"이라고만 했다. "사실관계는 제가 정확히 알 수 없다. 모르는 상태에서 언급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다만 윤 대통령이 주장했고 김민전 의원 등 당내 강경파 친윤계까지 동참하고 있는 '부정선거 음모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부정선거론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부정선거가 있다 없다, 여기에 대해서는 당 입장이 없다"며 "기본적으로는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증거가 발견된 게 없지 않나. 당은 부정선거가 '있다'는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엔 당 대표격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정선거론을 설파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두고 "선관위와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하는 등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는데, 이날 권 원내대표는 부정선거론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리를 둔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성장 위주'로 정책적 노선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정치적 자아분열"이라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정치인으로서 비애감마저 들었다"며 "거대야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어떻게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온 국민 앞에서 자신의 정책과 노선을 멋대로 갈아 엎을 수 있나"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민간·기업 발전 지원을 강조한 것을 두고 "기업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가 이제와서 기업을 위하겠다고 한다"며 "스토킹 범죄자의 사랑고백처럼 끔찍하고 기괴하다"고 평했다. 신산업 육성 정책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원전에 반대하면서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전력생산 없이 신산업을 육성하겠단 건 쌀 없이 밥 짓겠단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이 대표가 본인 정치 기조였던 기본소득 정책을 재검토하겠다 한 데 대해 "민주당은 바로 전날 지역화폐법을 발의했다"며 "이건 정치적 자아분열이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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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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