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8일에 경상남도에서는 '암·심뇌혈관질환 사망률 감소를 위한 경상남도 필수의료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암·심뇌혈관질환에 대한 통계와 지역 종합병원 전문가의 발제와 토론 등이 이어졌다. 암·심뇌혈관질환의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보통 어떤 생각을 할까? 흔히 암 수술을 잘하는 것과, 시간 민감성 질환인 심뇌혈관 질환 발생시 의료진과 장비가 잘 갖추어진 큰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해 골든타임 내 시술을 받게 만드는 것 등을 생각할 것이다. 심포지엄 참가자 대다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내 18개 시도 중 14곳이 의료취약지로 분류되어 있고, 시설, 인력, 장비가 갖추어진 암센터, 심뇌혈관센터가 부족한 경남에서 병원중심, 치료중심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발제 중 다른 발제들과 조금 다른 결의 발표가 있었는데, 바로 평창군 보건의료원 박건희 원장의 발표였다. 박 원장은 의료취약지의 암·심뇌혈관질환 사망률 감소를 위해서는 지역보건의료기관(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의 1차 의료 제공 역량 강화와 노쇠 및 만성질환 예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환자 중심 접근에 따라 진료와 건강증진·공중보건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제대로 된 1차 의료를 제공함으로써 건강검진 수검률, 만성질환 관리율, 재가 암환자 관리율 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기술과 정책, 인력 등 중앙과 광역 차원(공공보건의료지원단, 책임의료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원이 아닌 "1차 의료"를 중심에 둔 것이다. 또한, 1차 의료가 의료기관이 부족한 의료취약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주요 메시지였다.
1차 의료는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지만, 최근 미국의학회는 고품질의 1차 진료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환자, 가족, 지역 사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다양한 환경에서 개인의 건강과 웰빙 요구 대부분을 해결하는 전인적이고, 통합적이며, 접근 가능하고, 공평한 건강 관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했다(☞관련자료 바로가기). 1차 의료의 중요성은 주치의 제도 도입과 함께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1차 의료를 제대로 교육받고 실천하는 의료진이 한국의 의료취약지에 얼마나 있을까? 의료취약지를 지키고 있는 공중보건의들은 1차 의료의 개념에 대해 알고 교육받은 적이 있을까?
이러한 문제를 미리 고민했던 일본은 벽지 농촌 지역(한국의 의료취약지 개념)에서의 1차 의료의 중요성을 알고 준비해왔다. 오늘 소개하는 논문에서는 의료취약지에서 1차 진료에 종사하게 될 의사들은 의료취약지를 기반으로 한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논문 바로가기: 일본의 농촌 건강 - 과거와 미래).
"지역 중심의 일반의는 지역 중심의 임상 교육을 통해서만 양성된다는 믿음에 근거합니다. 대학 병원은 고도로 전문화되고 첨단 의료를 제공하므로 대학 병원의 환자는 역학적으로 편향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 병원의 의대생은 흔한 질병의 자연스러운 유병률과 병력을 배우지 못합니다. 이로 인해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이 농촌 지역에서 1차 의료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 어렵습니다."
연구진은 지역사회 기반 의학 교육, 특히 1차 진료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농촌 의료 기관이 의료 개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령화, 지역의료 위기, 지속가능한 의료 등 한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결 방안을 둘러싸고 여러 다양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할 "1차 의료"가 주변적인 것으로 밀려나지 않기를 바란다.
* 서지 정보
Takamura, A., Matsumoto, M., & Ishikawa, S. (2017). Rural health in Japan: past and future. Rural and Remote Health, 17(4), 1-5. https://doi.org/10.22605/RRH4521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