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없었던 일'인양 열린 고위당정…한덕수 "당정 소통 절실"

계엄사태 '민생'으로 돌파? "정부·여당이 상황 수습"…"추경 논의 없었다"

당정이 12.3 비상계엄 사태 국면수습 및 국정운영을 위한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민생경제 회복과 안보·치안 확립 대책을 강조했다. 당정은 헌법재판관 임명, 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 등 계엄·탄핵 국면의 정치적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추경에 대해서도 별도의 논의는 없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국정안정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현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고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을 한치 흔들림 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정부와 여당이 긴밀히 소통하며 지혜와 힘을 모으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특히 "최근 어려움의 과정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총력을 다하겠다"며 민생경제 회복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추진과제로는 △경제팀 24시간 모니터링 등 비상경제 대응체계 △소상공인 및 사회적 약자 지원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의 2025년 1월 1일 즉각 집행을 제시했다.

안보·치안 유지도 주요 의제로 거론됐다. 당정은 △한미·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한 북한의 위협 및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태세 △민·관의 대미(對美) 네트워크 상호 보완을 통한 효율적 대미 접촉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특히 국방부·행정안전부 장관의 조속한 임명을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현재 육군 참모총장을 비롯하여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등 중요한 군 지휘관이 직무대리 체계로 유지되고 있다"며 "국방부 장관 임명을 통해 하루 빨리 군 지휘 계통을 수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연말 다중인파 밀집 상황이 예상되고 각종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 태세도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정치 혼란이 국민 일상의 피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조속한 행안부 장관 임명 역시 요청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 대행에게 두 부처 장관의 임명을 "조속히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당정협에선 계엄 사태 이후 한국이 처한 국제사회 내 경제·안보적 입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위한 헌법재판관 임명 △내란 특검법 및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여부 △민주당의 추경 요구 등 계엄·탄핵 국면의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서도 별도의 언급을 피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고위당정 결과브리핑에서 "추경 필요성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내년도 예산은 1월에 즉시 바로 집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추경을 통하지 않은 구체적인 민생경제 안정 방안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는 (구체적인 게) 없고 연말 안에 당정협을 한번 더 거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당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특검법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도 "특검법 이런 문제는 오늘 거론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편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과 안보 협의를 위한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멤버 구성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장과 논의 중"이라며 "여야정협의체를 민주당이 제안했다고 하지만 의장이 최초로 제안했고, 의장과의 협의 과정에서 참여하기로 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 등 차기 당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저런 의견들이 대립되고 있어서 저도 고심 중"이라고만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기념촬영 후 고위당정협의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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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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