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대응에 엇갈린 '투톱'…한동훈 국회로, 추경호 당사로

尹 계엄 선포에 엇갈린 국민의힘 투톱 발걸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국민의힘 '투톱'의 대응이 엇갈렸다. 한동훈 대표는 "계엄 선포는 잘못됐다"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한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가 아닌 당사로 의원들을 소집하고 표결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동훈 대표는 11시 30께 당사에서 국회로 출발하며 "저희가 헌법 질서 내에서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문제를 바로잡겠다. 국민 여러분께선 안심해달라", "반드시 위헌·위법한 계엄선포를 바로잡겠다. 저희가 지금 국회로 이동한다"고 알렸다.

이후 국회 출입문에서 의원들의 경내 진입을 막아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일부 의원들과 본회의장에 합류했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지금 본회의장"이라며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 및 참여를 독려했지만 본회의에 참여한 의원들은 곽규택·김용태·김형동·박정훈·박정하·서범수·신동욱·우재준·정성국·한지아·박수민·김성원·김형동 의원 등 10여 명에 불과했다.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는 문자 공지를 통해 의원들을 당사로 소집, 긴급의원총회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당사에선 윤상현·박수영·박형수·이철규·최수진·김소희·안철수·배준영·김선교·김위상·박성민·구자근·정동만 의원 등이 확인됐다. 기자들의 출입은 제한됐다.

추 원내대표가 당사에 의원들을 소집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추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들이 당사에 모일 당시 이미 국회 진입 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머물다 본회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에 대기하던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물리적으로 경내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당사 소집 취지를 설명했다. 당시 경찰에 의해 국회의원들까지 경내 진입이 제한된 만큼 당사에서 대응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회로 진입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 개의 전 기자들에게 "지금 계속 헷갈리게 하고 있다. 당 대표님은 본회의장으로 모여서 풀어야 된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원들이) 당사로 가는 건 알 수 없다. 추 원내대표가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본회의장) 못 오게 자꾸 다른 데로 문자 돌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국회는 4일 새벽 1시를 넘겨 계엄령 해제 안건을 표결했고, 찬성 190명으로 계엄령 해제 안건을 의결했다. 당사 내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안건 가결 시까지 아무런 공지를 내지 않았고, 당사 내 기자들의 출입 제한도 풀리지 않았다.

이날 오전 1시 30분께 당사를 나선 안철수 의원은 계엄 선포에 대해 "민주주의 대한 폭거다. 제 온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당사 재소집이 본회의 방해를 위한 의도적 소집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선 "이미 (본회의장에) 사람 숫자가 충분해서 그럴 수 없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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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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