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차 공장에서 연구원 3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데 대해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철저한 원인조사 및 안전대책 수립과 경영책임자 구속수사, 사측의 고인과 유족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21일 울산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에서 일어난 사고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인명 피해"라고 질타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일 울산 현대자동차 전동화품질사업부 복합환경 체임버실(차량 성능 테스트 공간)에서 일하던 20·30·40대 노동자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금속노조는 사고 경위에 대해 "재해자들은 영상 40도의 고온 환경에서 차량 테스트 중이었다"며 "부검의 소견에 따르면 재해자들은 밀폐공간인 체임버실에서 아이들링(공회전) 테스트를 하던 중 차량에서 나온 배기가스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들이 일했던 체임버실은 밀폐 공간 작업 시 시행돼야 할 어떤 안전 조치도 없었다. 유해가스 측정 장치도,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경고 표시장치도, 위험을 인지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관리감독자도 없었다. 작업자의 안전을 마지막으로 지켜줄 보호구도 없었다"며 "말 그대로 안전대책은 부재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대자동차에서 발생한 세 번째 중대재해 사고"라며 "현대자동차는 사고 원인 조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해야 하고 노동부는 어떤 상황과 이유도 고려하지 말고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 또한 중대재해 사망자가 3명이나 동시에 발생한 이번 사고의 엄중함을 물어 현대자동차 경영책임자를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사측에 △밀폐공간 작업 중단 및 안전대책 마련, △체임버실 안전점검과 개선 조치 및 특별안전교육 실시,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실시 등을, 산업안전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작업자와 제어자 간 소통, 안전감시인 배치, 연구원 특별안전교육 등과 관련한 체임버실 특별안전점검 실시 등을 촉구했다.
한편, 현대차는 전날 이동석 최고안전책임자(CSO) 명의의 사과문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대표이사 시에스오로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참담함과 비통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며 "사고 원인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필요한 조처에 최선을 다하겠다. 잠재적 위험요인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개선을 보다 철저히 추진해나가겠다. 향후 이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