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도 "특검법, 민주당이 한동훈 견해 수용해야"

김부겸 이어 '명-한 회담'에 훈수…"김건희 특검이 해결의 길"

야권 정치 원로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등 쌍특검법 문제와 관련 "민주당이 한동훈 대표의 견해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23일 SNS에 쓴 글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의 회동에 부쳐 "여야 대표 회담에 기대를 건다"며 "김건희 특검이 (문제) 해결의 길이라는 것에 두 대표는 인식을 같이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한 대표가 특검법을 발의시키지는 못한다. 아직도 대통령과 영부인을 의식한다. 원외인 (한) 대표를 위해 총대를 매줄 (국민의힘) 의원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대표가 합의하도록 민주당이 한 대표의 견해를 수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지난 21일 회동 당시 '대통령 영부인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특검법 방어가 어렵다'는 취지로 윤 대통령을 압박했으나, 윤 대통령은 "우리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서도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일축했다. 여당 내 친한계와 야당에서는 '할 테면 해보라'는 뜻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박 의원은 이런 상황을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 될 대로 대라. 대통령의 배짱"이라고 꼬집으며, 사실상 여야 합작으로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조언한 셈이다.

박 의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인 시절일 때부터 대변인을 맡았고 김대중 정부 공보수석,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원내대표 등 고위당직을 두루 거쳤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정치 9단'으로 불린다.

박 의원의 이날 조언은 역시 야권 정치 원로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제안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김 전 총리는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법, 이제는 불가피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한 대표가 '이러이러한 부분들은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했던 부분들은 이 대표가 조금 양보해서라도 특검을 통과시키는 게 그나마 대한민국을 다음 단계로 끌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었다. (☞관련 기사 : 김부겸 "이재명, 한동훈에 양보해서라도 특검법 통과시켜야")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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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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