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창립 26주년...“이차전지 업계 판도 바꿀 것”

이동채 전 회장 “더 좋은 에코프로 위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 두려움 없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하자”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사진 가운데)이 22일 열린 에코프로 26주년 창립기념식 행사에서 에코프로인(人)상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에코프로 제공

인니 통합 양극재 사업 통해 기술 및 가격 경쟁력 극대화

에코프로가 창립 26주년을 맞아 초격차 기술과 코스트 리더십으로 삼원계 양극재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는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광물-제련-전구체-양극소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통합 양극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22일 포항캠퍼스에서 26주년 창립기념식을 열고 실패와 도전의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현재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삼원계 양극재 경쟁력을 극대화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창립 기념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현재의 캐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전 회장은 “되돌아보면 에코프로가 걸어온 지난 26년 동안 위기가 아닌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현재에 안주하기 보다는 미래를 선택한 결과 3500명이 함께하는 친환경 기업과 이차전지 대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삼원계 배터리가 하이니켈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면서 자만심에 빠져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확보에 소홀하지 않았는가 반성한다”며 “현재의 위기가 3년이 갈지 5년이 갈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이 전 회장은 위기 타개책으로 중국 GEM과의 인도네시아 양극재 통합 법인 설립 구상을 제시했다.

특히 이 전 회장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과 코스트 리더십을 확보해야 이차전지 사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며 “중국 GEM과 힘을 합쳐 광산, 제련에서 양극재, 리사이클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하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크게 네 부문의 생태계로 구성된다. GEM은 인도네시아에 15만 톤의 니켈을 생산할 수 있는 제련소를 운영하면서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의 가장 밑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하이니켈 양극소재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두 회사는 제련-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양극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면 획기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돼 양극소재 시장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더 좋은 에코프로, 더 큰 에코프로로 지속 성장하려면 차별화된 초격차 기술력,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 두려움 없는 새로운 도전 등 할 수 있다는 혁신문화 정착을 실행하고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에코프로의 핵심가치인 변화와 혁신, 도전, 신뢰를 실천해 온 우수 사원 및 장기 근속 사원에 대한 표창도 이뤄졌다. 에코프로人상 수상자로는 에코프로 글로벌자원실 소속 조권 수석과 에코프로비엠 소재분석팀 소속 조민수 책임이 선정됐다.

에코프로는 1998년 10월 22일 서울 서초동에서 직원 1명으로 출발했다. 26년이 지난 올해 에코프로의 직원 수는 약 3500명으로 늘어났으며 글로벌 하이니켈 양극재 1위 업체로 성장했다.

특히 글로벌 이차전지 선두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에코프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에코프로는 2002년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본사를 두고 사업을 시작한 후 경북 포항에 대규모 사업장을 확장 조성했으며 헝가리, 캐나다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에코프로는 사업초기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화학가스를 절감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하기 위해 은행 대출 6억8000만 원을 들여 설비를 구입했다. 하지만 생산된 제품이 판매되지 않아 이 설비를 폐기해야 하는 실패를 겪었다.

에코프로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전구체 연구 개발에 성공했고 이후 2006년 제일모직의 이차전지 사업권을 인수하며 양극소재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하이니켈 양극소재로 주요 포트폴리오를 정한 에코프로는 2013년 이차전지 종주국인 일본 소니에 양극재를 공급하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후 삼성SDI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배터리 양극소재 사업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에코프로는 2016년 배터리 양극소재를 물적분할해 ‘에코프로비엠’을 신설하고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포항에 이차전지 생태계 라인을 구축했다.

2017년부터 경북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약 2조 원을 투입해 연 16만 톤 수준의 양극재를 양산할 수 있는 포항캠퍼스를 구축했다.

현재 1~3캠퍼스를 가동 중이며 4캠퍼스 증설까지 마무리되면 총 15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양극 소재 생산 단지를 구축하게 된다.

포항캠퍼스는 양극재를 양산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을 필두로, 전구체 원료 및 제품을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산업용 산소와 질소를 양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프로씨엔지 등 총 6개의 가족사가 입주해 있다.

에코프로는 이런 포항캠퍼스의 생산능력과 효율적인 공정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1위 양극재 기업으로 도약했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생산량은 2016년 연 6000톤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연 19만 톤으로 증가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 2022년부터 2년 연속 1위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1998년 6000만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5년 137억 원으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 10년 만인 2015년 1073억 원을 기록한 되 2021년에는 1조5042억 원 매출로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도전과 실패를 극복해 성장한 지난 26년의 시간을 디딤돌 삼아 현재의 캐즘도 극복할 것”이라며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지방 벤처에서 시작해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한 에코프로의 성장사가 귀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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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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