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윤석열 올려서 홍준표보다 2% 앞서게"…여론조사 조작 정황 통화 녹취 공개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이 지난 20대 대선 국민의힘 불공정 경선 의혹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명태균 씨가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혔던 윤석열 당시 대선 경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 후보에 비해 잘 나오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뉴스토마토>가 15일 보도했다.

<뉴스토마토>는 이날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이자 명 씨의 공천 개입 의혹 제보자 강혜정 씨와 명태균씨의 통화 내용을 추가 공개했다. 해당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2021년 9월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홍준표 대구시장보다 2~3%포인트 높게 나오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 것을 지시한 듯한 정황이 포착된다. 해당 통화는 윤 대통령,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대선 후보 1차 컷오프(2021년 9월 15일)를 통과한 이후에 이뤄졌다.

2021년 9월 29일 오후 3시33분 명태균-강혜경씨 간 통화 내용을 보면, 명 씨는 강 씨에게 "연령별하고 지역별하고 다 맞춰갖고, 여성하고 맞춰갖고, 곱하기 해갖고 한 2000개 만드이소"라며 "치아불지(치워버리지) 뭐. (그게) 안 나아요?"라고 말한다. 강 씨는 그에 대해 "아, 지금 바로요? 알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이어 같은 날 오후 4시50분 명태균-강혜경씨 간 통화 내용을 보면 명 씨는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라고 주문하고 강 씨는 "알겠습니다"라고 답한다. 명 씨가 "그 젊은 아(애)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계수 올려갖고. 2~3% 홍(준표)보다 (윤이)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고 거듭 얘기하자 강 씨는 "알겠습니다"라고 답한다. 명 씨는 "외부 유출하는 거니까"라고도 말한다.

강 씨는 당시 진행하던 여론조사를 멈추고 응답 표본에 인위적으로 곱하기를 해 가짜 통계를 뽑아내는 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보통 여론조사를 하면 20대와 30대 표본이 잘 안 찬다"면서 "응답했던 그거(표본)를 곱하기로 2라든지 3이라든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한 20대와 30대 표본 전체가 아니라,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젊은 층 표본만 인위적으로 키워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명씨가 운영하는 PNR에서 윤 후보 측에 붙어 여론 조작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며 "명씨가 조작해 본들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홍 시장은 "그런데 그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이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며 "검찰에서 조속히 수사해서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과 아세안 정상회의 관련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귀국하기 전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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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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