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용산 대통령실 만찬 회동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의대 증원 문제,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입장 차이로 냉랭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독대가 성사될지 미지수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대통령실에)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아직 검토 중이라는 것까지만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 수석대변인은 "대통령과 당 대표 두 분이 독대하면서 여러 가지 정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논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 등 여러 가지 정국 현안이 존재하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독대에서는 그야말로 의제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한 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용산에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해 체코 공식방문 성과 등을 설명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은 지난 7월 이후 2개월 만이다. 여권에선 이날 만남이 윤-한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 보고 있다.
다만 만찬 전 독대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핵심 의제를 놓고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대가 성사될 경우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2025년도 의대 증원 재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얽혀 있는 명품백 수수 의혹 및 공천 개입 의혹 문제도 양측 관계를 껄끄럽게 만드는 난제다. 한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대통령실은 대국민 사과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대표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체코 공식방문을 마치고 22일 오전 귀국한 윤 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이날 서울공항을 찾았다. 비행기에서 내린 윤 대통령은 이 장관과 악수를 나눈 뒤 50초 가량 대화를 나눴지만, 한 대표와는 대화 없이 악수만 하고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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