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김건희 특혜' 논란에 "나도 검사 시절 前영부인 자택조사" 두둔

"임의조사니 여러 고려해 조사방식 ·장소 정할 수 있어"…당정갈등설엔 "다양한 의견 있는 게 자유민주주의"

윤석열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와 관련해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하는 것이라면 하겠지만 모든 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 조사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고려를 해서 조사 방식이라든가 장소가 정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특혜 조사' 의혹을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정 브리핑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 전 대표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 경호처가 제공한 장소에서 조사해 불거진 특혜 논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저도 검사 시절에 전직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서 멀리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서 조사를 한 일이 있다"며 "조사 방식이라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수사 처분에 대해선 제가 언급을 하지 않는 게 맞다"면서 "더구나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언급 안 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김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팀의 무혐의 처분에 특별한 언급을 피한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 때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있다"며 자세를 낮췄던 모습과 온도차가 있다.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 설치 현황에 대해선 "설치하려고 준비 중"이라면서도 "장소도 지금 마땅한 데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만 해도 대통령 배우자가 쓰는 공간이 널찍하게 있는데, 용산은 지금 그런 것도 없고 부속실을 만든다고 하면 장소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일단 좀 마땅한 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소가 잘 준비되면 부속실이 본격적으로 좀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석인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선 "국회에서 (인사를 추천해)오면 제가 임명하게 돼 있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어떤 식이든지 간에 정해주면은 임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채상병 외압 의혹 특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의대 정원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여러 차례 불거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또 자유민주주의 아닌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정 간에 전혀 문제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직접 거명하는 대신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고 주말마다 고위당정협의도 과거에는 잘 안 됐는데 꼬박꼬박 하고 있다"면서 "우리 당 의원들, 당 관계자들하고 수시로 전화통화뿐만 아니라 저한테 찾아오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한 대표도 이날 "당정 갈등 프레임은 낄 자리가 없고 사치스러운 것"이라며 무마했지만,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한 대표의 엇박자가 조율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은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지 국민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공정하게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국가가 안 하면 국가라고 할 수 있겠나. 정부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함께 의료개혁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물러서지 않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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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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