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광복절 '기미가요' 사태 빌미로 제작 자율성 침해하나

언론노조 KBS 본부 "박민 사장 포함 전 임원진 사퇴해야…"

한국방송공사(KBS) 구성원들 사이에서 KBS가 8.15 광복절 '기미가요' 방송 사태를 빌미로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9일 '제작시스템 붕괴 해법은 TF가 아니라 경영진 사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책임 있는 간부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간부들의 발언을 보면 이 태스크포스(TF)의 실체를 명확히 알 수 있다"며 TF 구성 및 최근 임원회의에서 나온 간부들의 발언을 전했다.

KBS본부는 사측이 오페라 <나비부인> 방송 이후 편성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구성한 TF에 "보도, 편성, 제작본부 국장들과 전략기획실장, 인적자원실장, 법무실장 등 회사 간부들이 총망라됐다"며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의심했다.

KBS본부는 또 최근 사장 주재 임원회의에서 "제작 자율성을 존중하고 강화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 "데스킹 기능이 약화되면 안 된다"며 제작 자율성 침해를 의심케 하는 발언과 함께 "제작자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기획 단계부터 인터뷰 대상자와 인터뷰 내용 등을 국장, 본부장 등이 사전에 확인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KBS 사측이 낸 사과문에 "철저한 진상 조사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라고 하는데 결국 모든 잘못을 일선 제작자에게 돌리고 이 일을 빌미로 제작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심지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이번 사건이 좌파 PD들이 만들어낸 음모라는 막말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열등감과 패배 의식에 휩싸여 철이 지난 색깔론을 여전히 씌워대는 꼴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했다.

KBS본부는 "낙하산 박민 사장에게 경고한다"며 "이번 사태를 실무진 징계라는 꼬리 자르기로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들은 이제 KBS를 극우 친일방송이라며 조롱하고 있다. 대대적인 수신료 거부 운동이 일어난 조짐도 보이고 있다"며 "당장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 포함 전 임원진 사퇴를 발표하라. 그리고 취임 이후 KBS를 친일 극우집단의 선전매체로 만든 잘못을 사과하라. 그것만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KBS를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길이며, 무너진 KBS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 제79회 광복절 KBS에서 방송된 오페라 <나비부인>의 한 장면. KBS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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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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