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성·유상범 친형 과기장관 후보자 "동생 집에 차남 위장전입"

자녀 위장전입·병역, 주식 이해충돌, 과태료 체납 등 쟁점…R&D 예산 삭감엔 "소통 부족"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장남·차남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8학군 등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녀 교육상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유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자녀 위장전입 문제 외에 장남의 병역 문제와 배우자의 과태료 체납으로 인한 차량 압류 문제, 이해충돌 의혹 주식 보유 등 도덕성 문제가 쟁점이 됐다.

유 후보자는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큰아이가 사실 미국·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에 오면서 환경 변화로 따돌림도 당하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고, 중학교 들어가서는 조금 불성실한 학생들하고 어울리고 그런 관계로 선생님한테 좀 질타를 많이 받았다"며 "그래서 아들이 원해서 저한테 '정식으로 전학을 시켜줬으면 좋겠다' 이런 것 때문에 제가 전학을 시켰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자는 "차남 문제는, 당시 차남도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미국에 가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6학년 때 여기(한국에) 다시 와서 하다 보니까…"라며 "(차남도) 조금 장난이 심한 편이어서 매일 지적을 받았는데 집에서는 몰랐다. 그런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한번 오라고 그래서 '전학을 시키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말씀을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전학을) 시킨 경우"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서울대 교수아파트에서 살다가 2001년 6월 14일 서초구 방배동으로 가족이 다 전입을 했다가 장남만 남고 나머지 분들은 다시 관악구로 온다. 그래서 장남분은 중학교 2학년 때 강남 8학군에 있는 이수중학교로 전학을 가고 여기서 다시 상문고등학교로 2003년에 입학을 하고 나서 입학 직후 다시 관악구 신림동, 원래 살던 곳으로 옮긴다. 누가 봐도 8학군 중고교 진학을 위한 의도적 위장전입"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차남도 2007년 11월 5일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로 차남과 배우자께서 전입을 하고, 나머지 후보자와 장남은 유학을 가고 차남이 여기(대치동)에서 2007년 휘문중학교 2학년으로 전학을 가고 다시 8학군 중동고등학교로 2009년 입학하고 입학 직후 다시 원래 가족들이 살던 곳으로 전입한다"고 같은 취지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자는 최민희·김현·이훈기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 "송구하다"고 여러 차례 유감을 표했다. 그는 "장남은 외할아버지 집에서 (고등학교를) 반 정도 다녔다"며 "위장(전입)의 가장 큰 이유로 8학군을 말씀하시는데 그런 학군을 보고 한 게 아니라 아이들이 여러 가지로 전학을 시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어서 전학을 하게 됐다. 학폭이나 이런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 후보자는 '2007년 11월 5일부터 2009년 3월 27일까지 배우자와 차남이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전입했는데 실거주룰 했느냐'는 질문에 "거주하지 않았다"며 "위장전입임을 인정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 은마아파트는 누구 집이었느냐고 최민희 위원장이 묻자 "동생이 거기 전세를 살았다"고 했다. 최 위원장이 "저희가 아는 동생들 말고 다른 동생이었나"라고 하자 "아니오. 아시는 동생이다"라고 답했다. 유 후보자는 4남1녀 중 차남으로, 국민의힘 유상범 국회의원과 영화배우 유오성 씨가 남동생이다.

유 후보자의 이같은 해명에도 야당은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질타했다. 이훈기 의원은 "자녀를 키우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강남 은마아파트 동생 집으로 위장전입을 했고 강남 8학군 학교를 다녔다? 이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강남 은마 아파트고 강남 8학군이면 국민들이 납득을 하겠느냐"고 했다.

유 후보자는 이에 "전학을 시킬 수 있는 주소지가 있는 분들이 외할아버지고 동생이었다"고 해명했다. 유 후보자는 또 자녀 문제를 해명하던 중 '중학교 2학년은 동물농장'이라고 했다가 이 의원의 지적을 받고 "중학생들이 많이 서로 갈등이 발생되는 시기라는 의미였는데 주의하겠다", "발언 취소하고 그 연배의 우리 젊은 학생들한테 사과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앞서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해명하면서 "자녀 문제는 사실 부모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 것을 여러분들도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좋은 학교를 보낸다는 목적은 아니었고 단지 환경을 바꿔야 된다(는 목적이었다). 이런 일이 또 우연치 않게 중학교 2학년 때 다 일어난 일인데, 아시다시피 중학교 2학년은 동물농장이라고 불릴만큼 아이들이 많이…"라고 했었다.

유 후보자는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질의 시간에 추가 해명 기회를 얻어 "아이들 중학교 이후 학원에 보낸 적이 없다. 인서울 대학에 못 갔다"며 "큰아이 꿈은 댄서가 되는 거였고 둘째 아이는 요리사가 되는 거였다"고 거듭 해명했다.

유 후보자 장남에 대해서는 병역 기피 의혹도 제기됐다. 1987년생인 장남은 만 19세가 되던 2006년부터 해외유학을 이유로 6차례 신체검사를 연기했고 2014년 3월 질병으로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앞서 청문회 준비 기간 과기부는 이에 대해 "미국 유학 기간 질병으로 입원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귀국이 늦어졌다"며 "병역검사를 고의로 기피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이에 대해 "첫째아들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대학을 다니고, 또 2007년도부터 2009년까지 또 대학을 다니는데, 보통 2년제를 다니다가 4년제로 간다거나 이런 식으로 하는데 공교롭게도 다 2년제를 다니고 휴학하고 했다. 그래서 계속 병역 연기를 몇 차례 걸쳐서 했다"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서 생활할 때는 직업이 뭐였나"라고 물어 유 후보자가 "휴학이었다"고 답하자 "그러면 국내에 들어와서 병역의무를 다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 미국에 있지 않았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자는 이에 "그렇지는 않다"며 "아들 입장에서는 학업을 마치고 싶어했다"고 미 체류 기간이 길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합법적으로 (자녀 등의 재산) 고지 거부를 할 수 있지만 통상 독립생계라는 이유로 안 하는데, 아버지 엄마 집에 살고 있는 아들에 대해서는 저는 고지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지 거부를 했다. 도덕성과 자질 부분에 상당히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주식 보유 의혹엔 "처분했다"…尹정부 R&D 삭감엔 "소통 부족" 소신 발언도

한편 유 후보자는 초전도체 소재 기업 주식을 보유한 것이 과기정통부 장관을 맡게 되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앞서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날 청문회 도중 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처분하셨느냐'고 묻자 "7월 31일에 처분했다"고 답했다.

유 후보자는 앞서 청문회 준비기간 중 배우자와 딸의 소득세·과태료 체납 문제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유 후보자 측은 과기부를 통해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배우자와 장녀의 2019~2023년 일부 기타소득이 미신고·수정신고된 것을 발견하고 즉시 신고·납부했다"며 "면밀하게 살펴보지 못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덕성여대 교수인 배우자 소유 차량이 차량이 과태료, 범칙금, 통행료 미납, 지방세 체납 등을 이유로 18차례에 걸쳐 차량 압류를 당한 데 대해서도 "과태료 등을 모두 납부해 압류는 해제됐고 2015년 이후 압류가 없었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교통법규를 적극 준수하겠다"고 했다.

정책 사안에 대한 의견 등 자질 검증도 이어졌다. 유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에 대해 "후보자로 그 과정을 들여다보니 효율 제고는 새 정부가 들어와서 당연히 해야 되는 건데 상당히 소통 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유 후보자는 지명 직후인 지난달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최근 국가 R&D 예산 편성과정에서 과학기술계와 소통 부족이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기도 했었다. 그는 다만 "대통령 말 한마디에 폭력적으로 이루어진 R&D 예산 삭감"이라는 한 야당 청문위원의 이날 질의에는 "폭력적이라든가 커트라든가 이런 것은 제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예산) 나눠먹기라는 용어가 조금 달리 쓰인 게 아닌가, 소위 국가 R&D 예산의 투자 측면에서 예산 편성 과정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인 요 소가 있는데 그것을 칭한 용어가 아닌가(싶다)"며 "그런데 바깥으로 알려지기는 거꾸로 국민 세금을 나눠먹기한다고 비쳐진 것 같아 아쉽다"고 하기도 했다.

유 후보자는 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카이스트 졸업식 때 항의하는 대학원생의 입을 틀어막은 사건이 상징적"이라며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했던 입장에서 정권이 그런 식의 분위기, 70년대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을 연출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교단에 있는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다만 "그러나 또 국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사실 보안"이라며 "경호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유 후보자 자신과 김창경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부위원장, 남기태 전 대통령직인수위원, 주영창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 서울대 재료공학부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는 것을 놓고 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무슨 카르텔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과학기술계에 있다"고 전하자 그는 "그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소재 분야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핵발전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원전(핵발전)이 우리나라 에너지 분야에서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야 되고 수출도 하 니까 복원이 돼야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유 후보자 측이 자녀 등 도덕성 검증 자료를 청문회 시작 10분 전 무더기 제출한 일로 야당에서 청문회 연기를 요구하는 등 파장이 일기도 했다. 결국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어렵사리 청문회 일정을 잡았고 또 후보자에게 그만한 사정이 있는데 충분히 야당 간사와 위원장님께 사전에 말씀드리지 못한 여당 간사 책임도 있다고 양해 말씀 드린다. 야당 청문위원들께서 늦게 제출된 그 자료를 점심시간에 열람하시고 추가적으로 질의하셔서 빨리 검증하자"고 유감 표명 및 양해를 구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20분 지각 출발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5시께, 장남의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 장남이 미국 병원에 입원한 사유가 뭔지를 놓고 야당 간사인 김현 의원과 유 후보자 간 질의응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후보자 답변이 청문준비단을 통해 제출된 자료와 다르다'는 취지로이의를 제기하고 최민희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정회를 선언하면서 청문회가 재차 파행 위기에 놓였다. 결국 청문회는 장남의 질병 등 민감한 개인정보 부분에 대한 사실확인을 위해 약 3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가 저녁 늦게부터 다시 공개로 전환됐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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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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